독성물질이나 오염물질의 존재를 알리는 지표종으로서 그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는 민물 물벼룩(Daphnia pulex)의 유전자 염기 서열이 갑각류로서는 처음으로 완전히 해독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물벼룩이 유독성 금속이나 기타 화학 오염물질에 노출될 때 보이는 반응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의 대상이 돼 왔으며 미국환경부(EPA) 등은 이를 이용해 규제 한도를 정하고 산업 폐기물과 도시 생활하수 등을 감시해 왔다.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와 미국 에너지부 합동 게놈연구소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 `물벼룩 게놈 콘소시엄`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민물벼룩 게놈 해독 연구를 발표했다.
공동저자인 우즈홀 해양생물연구소(MBL)의 조슈아 해밀턴 교수는 앞서 지난 2007년 치사량에 못 미치는 카드뮴에 물벼룩이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유전자 분석 연구를 발표했으며 당시 처음 사용한 기술이 이번 연구에도 적용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물벼룩이 광범위한 환경 오염물질에 유전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밝혀냈으며 카드뮴 외에도 다른 많은 환경 스트레스요인들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물벼룩은 민물 생태계에서 일종의 `탄광의 카나리아`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물벼룩 개체군이 영향을 받을 때는 전체 생태계가 악영향을 받아 어쩌면 붕괴 위기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물벼룩이 `메탈로티오네인`(금속에 의해 유도되는 단백질의 일종)이라 불리는 고유의 보호용 분자의 수를 늘림으로써 카드뮴 농도 상승에 적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록 물벼룩 개체들은 고농도 카드뮴에 노출돼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이들의 번식 성공률은 오염되지 않은 물에 사는 개체에 비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고 몇 세대만 지나면 전체 개체군의 장기적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
물벼룩은 환경과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려는 신생 `환경유전체학` 분야에서 표본 유기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분야의 과학적 성과는 수자원 관리와 인체 건강 보호에 사용될 수 있으며 인체가 환경의 도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물벼룩은 수중생태계의 건강을 감시하는데 주로 사용돼 왔지만 사람과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는 인류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를 제기하는 대리 모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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