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보안 분야만큼은 한국암웨이가 암웨이 전 세계 법인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진재경 한국암웨이 정보서비스부문 이사가 말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의 목표다. 그가 말하는 최고란 센터 오브 엑셀런스(Center of Excellence)를 일컫는다. 세계 50여개 법인들 가운데 CoE가 된다는 것은 해당 부문에서 한국법인의 기술이나 인프라가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해외 법인에 이 기술들을 적용하게 되고 한국암웨이 직원들이 지원하게 된다. 자긍심 고취의 차원을 넘어 고용 창출과 수익 증대 등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암웨이는 3년 전부터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20여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정보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솔루션 도입 수준이 아니라 직원들의 마인드와 생활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철저한 체질개선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한국암웨이는 해외 법인들로부터 보안 부문의 벤치마킹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진 이사는 오는 5월부터 한국암웨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암웨이비즈니스네트워크(ABN)를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진 이사는 “전략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즈니스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여기엔 내부 모바일 오피스 구현도 포함되며 동시에 모바일 보안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진 이사가 한국암웨이에 합류한 것은 한국법인이 설립되던 해인 1991년이다. 당시만 해도 IBM의 AS/400 한 대와 PS2 몇 대가 설립 초기 한국암웨이가 가진 IT자원의 전부였다. 초기에는 마감 작업 중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아 이틀에 한 번꼴로 밤을 새우곤 했다. 프로그램을 구축한 미국 본사에 전화 문의를 하기 위해서는 시차 때문에 밤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IT 장비와 인력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1999년 회원용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ABN을 구축하면서 한국암웨이 정보서비스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ABN 사이트는 한국암웨이 홈페이지보다 먼저 구축됐다. 한국암웨이는 100만명의 회원들이 물건을 구입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구조이고 회원들을 위한 사업지원시스템이 바로 ABN이다.
이전에는 회원들이 본사와의 전화에만 의지했지만 ABN 구축 이후 물품 정보는 물론 사업 정보, 자기 사업에 대한 패턴 정보, 반품률, 교육자료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제품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2000년 당시 전체 주문의 80%가 ABN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전자상거래가 빠른 시간 내 정착됐다.
진 이사는 “처음에는 파일럿 프로젝트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준비하던 중 욕심이 생겨 12만5000달러라는 적은 비용으로 정식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ABN 사이트 오픈 후 매일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트래픽이 폭주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한국암웨이의 연 매출이 1조2000억원으로 치솟게 했다. 당시 암웨이 해외법인 중 최고의 매출이었으며 다른 법인들의 벤치마킹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진 이사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면서 IT투자가 증가하고 시스템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ABN 사이트를 통해 정보화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통합 등 과제 산적=IT투자가 늘면서 한국암웨이의 정보화 수준은 빠르게 고도화되기 시작했다. 고객관계관리(CRM)와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도 구축했다. 자연스레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서버 대수를 늘렸으며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전자태그(RFID)를 사용해 유통 구조의 가시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지난해 오픈한 암웨이 부산 아시아 물류허브센터에는 디지털피킹시스템(DPS)을 적용했다. 딜리버리트래킹시스템(DTS)과 공급자재고관리(VMI), 벤더드래프트시스템(VDS) 등 유통 구조의 혁신을 위한 시스템들도 속속 구축했다.
한국암웨이는 이런 유통·물류 시스템들과 ABN의 성공적인 운영,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CRM 정책 등을 인정받아 2007년 당시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던 e비즈니스 대상 시상식에서 글로벌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한해도 그의 앞에는 여러 과제가 놓여 있다. 가장 먼저 여러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IT아웃소싱을 한 두 IT서비스 업체로 통합할 계획이다. IT직원들에게 시스템 운영 및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IT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자신이 하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일 등 두 가지 성격의 업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부업체에 일임하자는 게 진 이사의 생각이다.
3월에는 메인 정보시스템을 본사 데이터센터로 통합하고 5월에는 모바일시스템을 1차로 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보안 체계 강화까지 진 이사는 한국암웨이가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해를 보낼 예정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진재경 이사는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988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여러 회사에서 품질과 생산공정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한국암웨이가 설립되던 1991년 합류해 20년 동안 IT부서에서 근무해왔다. ABN 사이트 구축과 CRM시스템, DPS, VDS 구축 등 한국암웨이의 모든 정보화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5년 전부터 CIO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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