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투자 `대목`…해외업체 `잔치` · 중소기업 `그림의 떡`

 롱텀에벌루션(LTE), 백본망 확충 등 올해 대규모 통신 투자가 국내 통신장비 중소기업에는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날 전망이다.

 대부분 투자가 국내 일부 대기업이나 다국적 통신장비업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분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무선 통신 투자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업체는 올해를 사상 최악의 해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절대적인 투자금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진행되는 사업에 필요한 장비도 대부분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이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낮춰 잡는 한편 새로운 시장 발굴, 인수합병 등 생존을 위한 대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주요 통신사업자의 관계사는 올해 사업계획에서 통신장비 매출을 작년 대비 50% 수준으로 잡았다. 매년 관계사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자신들이 공급할 수 있는 품목 자체의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업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내 주요 통신장비기업들은 통신 3사의 올해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의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이들 중소기업의 예상은 시장의 분위기가 가장 정확하게 반영되는 편이다.

 이들 주요 중소기업이 예측하는 통신 3사 대상의 올해 예상 매출은 평균 4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업자별로 전년 대비 30~50%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가장 기대되는 LTE 투자는 기술 특성상 기지국 위주의 망 구축이 불가피해 중계기 투자가 필연적으로 줄어든다. 중계기는 국내 통신장비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품목이다.

 물론 증폭기·무선주파수(RF) 등 기지국 부품 시장이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해당 부품들도 대기업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직접 제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어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선 분야도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 등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던 장비에 대한 투자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백본망을 파장분할다중화장비(CWDM) 등 첨단 광전송장비로 구축하는 등 기술 방향이 전환되기 때문이다. 첨단 광전송장비 공급은 다국적기업이 절대 주도권을 갖고 있다. 이미 화웨이, ZTE 등의 치열한 가격 공방전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LG유플러스 CWDM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드러났던 부분이다.

 국내 통신장비 업체의 한 임원은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는 기업들도 있지만,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는 이마저 쉽지 않다”며 “군 등 국내 틈새시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제품 대부분이 액세스, 중계기 등 유지보수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했던 것”이라며 “올해 투자는 대부분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미치지 않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