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과학과의 운명적 만남을 주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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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경험이나 자료를 통해 장래 희망을 정하고,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는 방학 때 과천 아이스링크에서 운영하는 2주간의 짧은 스케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피겨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시자인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흔치 않았던 컴퓨터를 일찍 접하고 익숙해질 기회를 가졌었다. 우연과 같은 경험을 시작으로 세계 최고가 된 사례들은 이밖에도 너무나 많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홍보를 담당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무 중 하나가 바로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과학과의 운명적 만남을 주선해주는 것이다. 그동안 책으로 보고 TV로만 접했던 거대과학 시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거나, 학교에서 접하지 못한 과학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교과서로 배운 과학에 친숙함을 더해준다. 특히 과학자들에게서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연구 과정의 에피소드를 듣는 것은 그 분야의 과학기술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은 많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국가적 연구시설의 견학과 강연 및 체험 프로그램 등 아이들에게 과학과의 만남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 기부 활동을 활발히 한다는 것이다. 인류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 뿐 아니라 향후 이 나라의 과학기술 개발에 힘을 보탤 어린 과학자들을 발굴해 내는 것도 그들의 임무 중 하나다. 우연히 스케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연아가 재능을 발견한 것처럼 연구기관의 과학캠프에 참여한 어린이가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향후 노벨상 수상자로 자란다면 그보다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에너지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의로 언제나 북적인다. 지금 진행 중인 퓨전스쿨 과학캠프도 마찬가지다. 캠프에 참가한 수 십 명의 아이들 중 한명이라도 핵융합과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하고, 2040년대 핵융합 상용화 시대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가 되어 주길 하는 바람 간절하다.

 권은희 국가핵융합연구소 홍보협력팀장 eunhee@nf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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