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머리 스낵’, ‘벌레 라면’ 등 식품 이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전파를 이용해 식품 내 이물질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ㆍ원장 유태환 www.keri.re.kr)은 KERI 김근주·김정일 테라헤르츠 연구팀이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받는 테라헤르츠파(T-ray)를 이용해, 보다 안전하고 광범위하게 식품의 상태(이물질 검출, 품질 검사 등)을 검사할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식품 검사는 초음파 검사나 금속탐지기, 엑스레이(X-ray)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이중 초음파 검사는 직접 접촉식 검사라는 점에서, 금속탐지기는 금속성 이물질만 걸러낸다는 점에서 다양한 식품의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또 엑스레이 장비는 검출 범위가 넓지만 활성 물질이나 유효 물질이 포함된 경우 잔류 방사능 및 특정 물질에 대한 손상 우려가 내재돼 있으며 검출 이물질도 대부분 금속, 뼈, 유리 등 고밀도 시료에 국한돼 있다.
따라서 식품 이물질 사고의 50% 이상이 벌레, 털, 곰팡이 등 저밀도 이물에서 발생되고 있는 만큼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금속과 같은 고밀도 이물질은 물론 저밀도 이물질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
KERI 테라헤르츠 연구팀은 고효율, 고밀도로 T-ray를 집속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THz) 안테나를 적용한 새로운 영상 추출 기법을 개발해 기존 검사 방법보다 높은 고해상도의 영상을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0.2 THz 광원을 이용해 밀가루 분말 속 벌레를 검사한 T-ray 영상은 기존 X-ray 영상과 거의 동일했고, 작은 이물질의 경우에는 T-ray 영상이 보다 뚜렷하게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T-ray가 가지는 전파·광학적 성질에 의해 X-ray와 달리 위상 변화 검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함께 연구팀은 T-ray를 이용한 홍삼 품질 검사용 2차원 영상기기 시제품도 개발했다.
현재 홍삼의 품질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홍삼선별 전문가들이 한뿌리씩 직접 검사를 한다. 홍삼제조사들은 기기를 이용한 자동선별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홍삼의 특성상 자동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홍삼 내부의 구조 결함(내공, 내백 등)은 X-ray 장비로 검출 가능하지만 X-ray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크고, 이상 조직인 내백에 대해서는 X-ray로도 검출이 어렵다.
홍삼 제조사측은 이 제품에 대해 “T-ray 기술의 안정성과 투과능력, 차별적 물질 분석 능력이 홍삼 비파괴 품질 검사로 적합하다”고 인정했다.
허영 KERI 의료IT융합본부장은 “이미 다수의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으로 지적재산권을 확보했고 향후 5년 이내 순수 국산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상업용 T-ray 영상기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추가 개발 중인 3D T-ray CT는 T-ray의 응용분야를 식품뿐 아니라 의료, 보안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 용어설명
▲ 테라헤르츠파(T-ray 또는 THz) : ‘테라’는 1조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테라헤르츠파(T-ray)는 1000억~10조 헤르츠(Hz) 사이의 전자기파를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1초에 적어도 1000억번 이상 진동한다는 뜻이다. 미국(2004년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과 일본(2005년 ‘일본의 10대 기간 기술’) 등 선진국에서 그 활용가치에 주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 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3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10대 서비스를 발표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T-ray를 포함한 ‘새로운 전파(New-Wave)’ 서비스 분야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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