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앱스토어 뜬다…모바일·웹 넘나드는 앱스토어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에 근무하는 신정원 씨(35)는 최근 노트북PC의 자주 쓰는 인터넷 브라우저(접속 프로그램)를 MS 익스플로러에서 구글 크롬으로 바꿨다. 구글이 지난 연말 `크롬 웹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자주 이용하는 에버노트(Evernote), 페이스북(Facebook) 등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PC 인터넷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씨는 "스마트폰 앱을 크롬 앱스토어에서 PC로도 써 보니 느낌이 또 다르고, 모바일을 인터넷에 구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료 또는 무료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장터인 앱스토어가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를 넘어 PC로도 확장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최근 인터넷 전용 앱스토어인 `웹앱스토어(Web AppStore)`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거나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화, 게임, 음악, 미디어 등 콘텐츠 업체들은 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다. 모바일 혁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의 웹앱스토어인 `크롬 웹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애플도 지난 8일 `맥 앱스토어`를 시작했다.

특히 애플 맥앱스토어는 1000개 이상의 유ㆍ무료 앱들이 공개됐으며 개장 첫 날 세계적으로 100만건이 넘는 앱이 다운로드돼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즐거워하고 있다. 맥 앱스토어에 쏟아진 반응에 놀랐다"고 했을 정도다.

구글 크롬 웹스토어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구글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의 점유율이 1.05%(MS 익스플로러는 94.38%)에 불과해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이미 10%를 넘었고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뒤질세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차기 운영체제(OS) `윈도8`과 익스플로러에서 웹앱스토어(가칭 윈도8 마켓플레이스)를 공개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MS는 여전히 최고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PC OS와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웹앱스토어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과 구글이 경쟁적으로 `웹앱스토어` 서비스에 나선 것은 모바일을 통해 장악한 주도권을 PC에서도 이어가려는 전략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이미 모바일과 PC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앱이 대중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내려받은 앱을 PC에서도 똑같이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

콘텐츠 업체들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추가 사업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실제로 웹앱스토어에 발빠르게 대응한 글로벌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는 아이폰(0.99달러), 아이패드(4.99달러)에 이어 맥 앱스토어에서도 유료(4.99달러)로 서비스를 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OS가 똑같기 때문에 추가 개발비용 부담 없이 화면크기만 조절하면 매출 창구를 확장할 수 있다.

미국의 온라인 미디어 `허핑턴포스트`는 아이패드용 앱(뉴스 글라이드)을 만들어 크롬 웹스토어에 올리면서 아예 기존 인터넷도 앱 형태로 통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여기에 새 인터넷 제작기술(HTML5)이 대중화되면 웹앱스토어가 대세가 될 수도 있다. IT컨설팅 업체인 앱컨설팅의 김영한 대표는 "앱스토어가 이제 PC와 모바일의 경계는 물론 산업 간 구분도 넘나들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웹앱스토어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한국 시장을 외국 콘텐츠에 다 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웹앱스토어(Web App Store):데스크톱PC 또는 노트북PC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장터. 앱스토어가 모바일기기(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 등)에서 유료 또는 무료 앱을 내려받는 디지털 장터였다면 이를 기존 인터넷으로 확장시켰다. 개발자들은 모바일과 웹을 넘나들어 게임 음악 잡지 등의 앱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물론 인터넷에도 올려 별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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