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에 있는 양식 넙치에 녹색 조명을 하면 넙치의 성장이 상당히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정 광파장을 이용해 양식 넙치의 성장을 촉진하는 시스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제주대학교 해양과환경연구소는 빨간색 조명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것에 착안,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9주간 제주시 구좌읍 H양식장에서 양식 넙치가 조명에 반응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름 80㎝, 높이 60㎝ 크기의 수조 5개에 60g짜리 양식 넙치 100마리씩을 넣고, 수조 위에 각각 녹색, 청색, 백색, 황색, 적색 등 5가지 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하루 11시간씩 밝혀 성장률을 조사해보니 녹색 조명을 한 수조의 넙치 성장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이 기간의 조명별 몸무게 증가량은 녹색이 52g으로 가장 많았고, 청색 42g, 백색 36g, 황색 31g, 빨간색 30g 순이었다. 백색 조명을 자연상태로 간주한다면 녹색이나 청색 조명을 해주면 성장률을 44.4∼16.7%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해양과환경연구소는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제주도, 제주넙치클러스터사업단과 함께 연구 결과를 이달 특허출원할 예정이며, 2월에 친환경양식 생산을 위한 워크숍을 열어 사업설명을 통해 넙치양식장에 널리 보급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임봉수 박사는 “녹색 조명을 한 수조의 넙치는 먹이 활동이 활발하고, 스트레스에도 강했으며, 색깔도 좋았다”며 “추가로 조도와 먹이량을 자동으로 적절하게 조절하는 넙치 성장촉진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양식 비용과 먹이 과다 투여로 생기는 해양 오염을 크게 줄여 제주산 양식 넙치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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