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3국, `한국형 IT증권시장` 선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차이나 3국이 이달을 시작으로 한국형 IT 증권시장을 채택해 가동한다. IT 강국 한국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국내 증권사뿐만 아니라 IT 업계에 현지시장 진출의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각각 한국거래소(KRX)와 공동으로 이달과 오는 7월 증권거래소를 오픈한다. 지난 2000년 증권시장을 개설한 베트남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KRX가 수주했으며, 현재 세부 조건 등을 협의 중이다. 프로젝트는 1년가량 소요되며 올해 착수할 예정이다.

 이달 가동하는 라오스 증권거래소는 2007년부터 KRX와 협력해 시장 개설사업을 진행해왔다. KRX는 제도와 함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IT 시스템과 제도 도입을 위한 교육을 담당했으며 라오스 측에서는 토지와 건물 등을 출자한다. 사실상 한국형 증권시장이 그대로 이식되는 셈이다.

 오는 7월 예정된 캄보디아 증권거래소도 유사하게 진행된다. 지난 2009년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와 증권거래소 설립 및 공동운영을 위한 합작 계약을 체결한 KRX는 IT 인프라 구축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현재 합작거래소 설립 등기를 마치고, IT 시스템 현물출자를 준비 중이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KRX가 증권시장이 없는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시장 설립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 증권시장 보급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현지 진출과 한국 증시 IT 시스템 수출을 위한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증권거래소 합작 설립 및 공동운영을 통해 아시아 역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KRX는 두 나라 이외에도 지난해 말 우즈벡 증권시장 및 IT시스템 현대화사업을 수주했다. 파트너 형태로 참여하는 KRX는 우즈벡 증권시장의 IT시스템 구축 등을 맡는다. KRX는 우즈벡을 시작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중앙아시아로 사업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KRX의 한국 증시시스템 수출은 국내 증권과 IT업계가 현지에 진출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길수 한국거래소 신흥시장사업팀장은 “한국형 증권시장이 다른 나라에 이식된다는 것은 우리 회사들이 현지에 진출해 굉장히 편하게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별도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없어 비용이 대폭 줄어들며 제도가 동일하니 영업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강신 코스콤 해외사업 TFT 부장은 “현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증권사의 업무영역도 넓어지면서 IT 서비스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우리 IT 업체들이 현지 수출에 좋은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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