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미디어 무한경쟁시대, 주도권 쟁탈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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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미디어 시장의 화두는 무한 경쟁이다. 종합편성채널 선정, 스마트TV, N스크린서비스 등 경쟁을 가속시키는 요소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여러 사건을 통해 미디어 빅뱅의 조짐은 예상됐지만, 빅뱅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상 미디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은 보기 힘들었다. 공익과 공공을 앞세워 다양한 규제가 시장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올 한해 경쟁체제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빅뱅이 어떤 모습으로 일어날지, 사업자들은 어떤 전략을 펼칠지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상>지상파, 주도권 사수 몸부림

 선정된 종합편성 채널이 단기적인 목표로 세운 것은 지상파방송사와 어깨를 견줄만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과거 방송콘텐츠 시장은 사실상 지상파방송사가 독과점해 왔지만, 이제 대기업이 집중 투자하는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와의 경쟁이 현실이 됐다.

 여기에 종합편성 채널 4개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미디어 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의 매출액·광고점유율·영업이익률·TV시청시간·시청점유율 등 모두 하락 추세다. 광고점유율의 경우 지상파, 케이블, 인터넷 중 2002년 지상파방송은 87%를 차지했으나 2009년에는 46%로 급격히 하락했다. 2002년 대비 2008년 국내 지상파 3사 영업 이익률은 16%까지 감소했으며, 하루 평균 TV시청시간도 이미 유료방송(142분)이 지상파방송(111분)을 앞서고 있다. 여전히 다른 채널을 통해 지상파방송 콘텐츠가 방영되는 등 아직은 견고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실시간 TV시청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TV까지 출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사는 ‘차별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상파방송사는 종편과 달리 플랫폼에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권역제한을 비롯한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방송시간 제한은 완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종편은 24시간 방송이 완전히 보장된다. 방송광고 판매 정책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종편은 코바코와 같은 광고판매대행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영업을 하게 될 확률도 높다. 지상파는 보편적서비스로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다는 점을 들어 ‘차별규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시청자를 사로잡을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앞세워 미디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상파 방송 4가 모두 힘을 모으는 형국이다.

 KBS·MBC·SBS·EBS 지상파 4사는 오픈하이브리드TV(OHTV)와 다채널서비스(MMS)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OHTV는 TV와 인터넷을 결합한 것으로, TV 시청 중에 부가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VoD나 북마크, 상세프로그램정보 등을 방송사가 보내주기 때문에, 스마트TV와 달리 방송사가 콘텐츠 제공의 주체가 된다. 비선형방식으로 심야시간을 통한 프로그램 다운로드 등도 구현할 수 있다.

 다채널서비스는 HD콘텐츠를 전송하고 남는 대역을 모아 HD·SD 채널을 추가해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상파방송4사 사장단은 조만간 영국의 프리뷰 등 해외 MMS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공동으로 해외 출장을 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결정이 있어야 해, 지상파방송사들은 규제완화와 서비스 도입에 더욱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 해 대작들도 쏟아낼 계획이다. 특히 MBC는 창사 50주년을 맞아 대형 역사물 등을 기획 중이다.

 지역방송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중앙방송사의 콘텐츠와 광고를 전송해 주는 명목으로 받는 전파료 등 여러 제도에 공동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KBS와 EBS는 공영방송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차세대방송포럼 관계자는 “유례없이 지상파방송사들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그만큼 경쟁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