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디어 빅뱅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2월 31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사용사업자(PP)를 선정함에 따라 새해부터는 본격적인 미디어경쟁 시대가 열리게 됐다.

 종편 및 보도PP 선정은 볼 만한 채널이 몇 개 더 늘어난다는 의미를 넘어 미디어 시장의 빅뱅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방송사와 콘텐츠 경쟁은 물론이고 치열한 방송 광고와 채널 쟁탈전으로 이어질 것이며, 생존을 위한 글로벌 시장 개척도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종편 사업자들이 개국을 하고 2012년부터는 지상파와 방송사에 필적할 만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쏟아낼 계획이다. 더욱이 한정된 채널에서 보다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광고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적으로 펼쳐져, 채널 선정을 중심으로 한 유료방송 체제 또한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무한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사업자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은 “종편PP 및 보도PP 도입으로 방송산업의 성장정체를 해소하고 신규 콘텐츠 발굴 및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미디어 기업 육성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우려도 많다. 협소한 국내 방송 시장 때문이다. 이로 인해 3개 이상 선정될 경우 기존 방송사까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방송 광고시장은 3조원 수준으로, 추가적인 사업자가 수익을 쉽게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2009년 기준 지상파 광고는 1조9230억원, 유료방송광고 시장은 8870억원 규모다. 게다가 방송광고 시장 상승률은 소폭에 불과하다. 5년 동안 1조원 이상의 투자가 들어갈 것이라는 가정 하에 한 방송사당 연간 매출 2000억원을 올려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가 1000억원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5000억원 이상 광고가 종편에 쏠리게 되면 기존 방송사에 큰 타격을 줄 것은 자명하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광고 외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지 못할 경우 방송계가 공멸할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 방송사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PP들은 종편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제작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상파 재방송 위주로 편성했던 지상파계열 PP마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체제작에 나섰다.

 한 PP업체 대표는 “경쟁력 있는 채널이 등장하는 것은 반길 일”이라면서도 “2012년부터 방송시장은 예측도 하기 힘들 만큼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결에는 야당 추천위원들이 심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당 추천위원들만의 참여로 이뤄졌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심사위원 문제로 이번 위원회 결정이 정치적 독립성이 의심받고 있다며 퇴장했다. 이병기 심사위원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한 데 대한 정치적 논란이 커지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양문석 위원은 선정결과가 사업자들에게 미리 알려졌다고 문제 제기하며 불참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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