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스마트’ 얘기만 들어도 실패한 u시티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어느 통신업체 CEO에게서 돌아온 의외의 답이다. 하지만 곧바로 고개가 끄떡여졌다.
스마트 빅뱅은 역설적으로 ‘스마트 과잉’ 현상을 잉태했다. 각종 사회적 활동과 모든 재화에 ‘접두사’처럼 스마트가 붙는 게 요즘이다.
지난해 3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는 ‘스마트폰 도입·운영’을 놓고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하철의 유지·관리 시스템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사측의 주장에 반해, 노조 측은 “속도는 더 느려지고 시민의 안전도 위험해질 뿐”이라고 받아쳤다.
당시 도시철도노동조합이 발표한 ‘현안 관련 기술본부 조합원 전자설문’에 따르면 기술 분야 노동자 788명 중 47.2%가 ‘스마트폰 업무 효율성’의 측도를 묻는 질문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33.8%는 “기존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약간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18.9%로 낮았다. 특히 “많이 도움된다”고 말한 비율은 0.1%에 그쳤다.
노조는 또 ‘스마트폰으로 하루의 업무 입력 시 소요되는 평균 시간’에 대한 질문에 ‘1시간 이상~2시간 이하’라는 응답이 33.6%로 가장 높았다. ‘2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1.4%나 됐다. 반면에 ‘1시간 이하’는 29.6%, ‘30분 이하’는 15.4%로 낮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업무 입력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화를 이뤘다는 공사측의 홍보와는 달리, 업무 처리면에서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노동환경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정작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작업자들의 속내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스마트’라는 용어가 일반명사화 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스마트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 만능주의와 몰가치화를 내재하고 있는 만큼, 정보화사회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홍승모기자 sm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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