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스마트 기기 화두는 五感 만족

아이폰을 사용하는 직장인 유한석 씨(31)는 요즘 `핑거 피아노`앱을 이용한 피아노 연주에 빠졌다.

핑거 피아노는 아이폰의 3.5인치 화면에서 베토벤의 `월광`, 쇼팽의 `이별곡` 등을 무리 없이 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유씨는 "왼손 오른손 연주로 나뉘어 부분만 연주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아이폰 사용자와 합주도 할 수 있다"며 "보면서 건반을 치고 연주를 듣는 게 실제 연주와 다르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만지는` 터치로 시작된 스마트 디바이스(단말기)들이 이젠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증강현실` 특화 기기, `듣는 스마트폰`, 후각과 미각을 인지하는 스마트 기기 등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또 가정 내 거실에서는 사용자의 동작을 느끼는 콘솔(가정용) 게임기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증강현실 기능은 내년 스마트 기기의 오감 충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볼 수 없는 것까지 보여줘 `시각`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하늘을 비추면 예상 날씨를 알려주고, 거리의 건물을 향하면 내부의 식당, 카페, 병원 등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는 것이 증강현실의 대표적인 예다.

LG전자는 올해 말에 내놓는 `옵티머스 마하`와 `옵티머스 2X`에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원을 내장해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층이 40대 이상으로 높아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음원을 제공하는 `듣는 스마트폰`을 표방한 것.

후각과 미각 감지를 도입한 스마트 기기들도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서울대 나노응용시스템연구센터와 경상대 환경생명과학연구센터는 후각과 미각 신호를 느낄 수 있는 미래 스마트폰의 바이오칩을 공개했다.

이 칩은 반도체칩과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세포 반응을 읽을 수 있도록 설계돼 스마트폰의 후각ㆍ미각 신호 감지에 활용할 수 있다.

개인 단말기에서 불고 있는 `오감`의 열풍은 거실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지난 11월 한국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키넥트는 XBOX360이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입력장치다.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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