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이른바 `카드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이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07년 3분기 11조4460억원, 2009년 12조8410억원으로 점진적인 증가를 거듭하던 카드론은 올해 3분기 17조9330억원으로 올 들어 무려 40%가량이 늘었다. 카드대란 이후 최대치다.
2003년 3분기 누계가 28조8640억원에 달했던 카드론은 카드대란 여파로 2005년에는 5조2260억원으로 5분의1 이상 급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카드론이 급증한 데는 일단 카드사 마케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카드론은 현금서비스에 비해 돈을 빌리기가 상대적으로 편리해 카드사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현금서비스는 직접 현금자동인출기(ATM)을 찾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계좌로 바로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다른 서민 대출상품보다 대출 금리가 높지 않은 것도 카드론이 증가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카드론 대출 금리는 16~20% 내외로 은행 대출보다는 높지만 제2금융권에서 받는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소액 대출을 받기에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홍정권 현대카드 과장은 "카드론은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현금서비스에 비해 안전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론은 현금서비스보다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을 위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위험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며 "카드론은 규모상으로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드론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현금서비스 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이 현금서비스보다는 카드론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3분기 63조원이었던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올 3분기에 60조원대로 3조원 줄어든 반면 카드론은 같은 기간 6조5000억원가량이 늘었다.
김 수석조사역은 "만약 저신용도 계층의 카드론이 늘어나면 가계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고, 현금서비스보다는 장기 대출이라 돈이 묶여 있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발전심의회도 최근 급증하는 카드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는 인하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카드 현금서비스 수입비율은 연 21.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4%포인트 감소했다. 수입비율이란 사실상 평균 금리를 뜻한다.
이 기간 삼성카드는 25.31%에서 22.58%로, 현대카드는 27.45%에서 22.93%로, 롯데카드는 27.30%에서 23.37%로, 하나SK카드는 26.96%에서 21.18%로, 비씨카드는 24.29%에서 19.71%로 각각 2~5%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카드론 역시 하락해 올해 3분기 신한카드 카드론 수입비율은 19.95%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포인트 떨어졌으며, 삼성카드는 17.76%에서 16.48%로, 롯데카드는 20.83%에서 17.09%로, 하나SK카드는 20.02%에서 16.00%로 각각 낮아졌다. 현대카드는 19.64%에서 11.45%로 8.1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처럼 현금서비스ㆍ카드론 금리가 인하되는 것은 그동안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취급수수료를 폐지ㆍ인하하는 등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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