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유선 네트워크가 각광받고 있다. 제4 이동통신의 출현과 무선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에 따른 신풍속도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모바일인터넷(KMI) 등 제4 이동통신 준비사업자들은 내년도 상용서비스 시행에 앞서, 전국망을 보유중인 회선사업자와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업체의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제4 이통 준비업체 관계자는 “와이브로 기지국을 전국에 걸쳐 여럿 세운다해도, 이들 사이는 결국 유선망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기지국 등 무선 관련 설비는 신규 설치가 얼마든지 가능하나, 전국 단위 유선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기왕의 유선망을 갖고 있는 업체에 관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드림라인이나 세종텔레콤 등 전국망 업체들의 몸값이 예전과 같지 않다. 드림라인은 현재 제4 이통 준비사업자 등과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세종텔레콤도 이들 사업자를 상대로 전국망 임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초 이후 회선망 임대 수익 급감과 네트워크 유지·보수 비용 상승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최근까지 매각과 인수·합병 대상 1순위였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이밖에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와이파이 역시, 결국은 유선망의 든든한 지원없이는 확장이 불가능한 기술로 꼽힌다. 와이파이 무선중계기(AP)는 초고속 유선 네트워크의 끝단에 달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최두환 KT 종합기술원장(사장)은 “무선 시대가 진행될수록, 유선이 대접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결국 무선의 패권은, 유선 광대역 네트워크에서 판가름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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