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나노기술 개발의 한 축인 수원 나노소자특화팹센터(KANC·원장 고철기)가 새해 2월이면 팹장비 활용 지원사업을 개시한 지 꼭 5년이 된다. 미래 성장 동력인 나노기술은 머리카락 10만분의 1 크기인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에서 물체를 만들고 조작하는 기술을 통칭한다. 지난 2006년부터 팹장비 활용 지원사업을 벌여 온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서비스 5년 만에 장비 가동률이 50%를 넘어서는 등 국내 나노기술 연구개발 지원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센터가 지난 5년간 걸어온 발자취와 비전, 과제 등을 살펴봤다.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의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에 따라 과학기술부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설립 목적은 비 실리콘계 나노소자 분야의 연구개발 지원체제를 구축해 나노기술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 미국·일본 등에 비해 매우 열악한 나노기술 관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나노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수요에 대응하자는 취지였다. 주요 업무는 △나노소자 및 화합물반도체 연구개발 지원 △개발된 나노소자의 산업화 지원 △나노기술 전문인력 양성 △산학연 나노기술 거점 형성 등이다.
과기부와 경기도 등은 이를 위해 2004년 7월 총 공사비 828억여 원을 투자해 수원시 영통구 광교테크노밸리 내 3만3963㎡ 부지에 연건평 5만394㎡ 규모의 센터 건물을 착공, 2006년 4월에 준공했다. 센터는 나노R&D 지원라인과 나노 리소라인, 나노산업화 지원라인, 실리콘(Si) &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지원라인, 특성평가지원실, 후공정실 등을 갖췄다. 특히 산업화 지원라인에는 6인치 화합물반도체 등의 일괄공정과 개발된 기술의 산업화 촉진 등을 위한 장비 및 시설도 갖췄다. 현재 연구벤처동에는 45개 관련 기업과 센터의 협력기관인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아주대·경희대 5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전자부품연구원(KETI) 2개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2006년 2월부터 팹장비 활용 지원사업에 나선 센터는 2006년 18.8%에 불과하던 팹장비 가동률을 지난해 43.69%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는 11월 말 기준 52.44%에 이르러 5년 만에 3배 가까운 증가세를 달성했다. 팹장비 활용 건수도 2006년 1122건에서 지난해에는 1만99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11월 말까지 9261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자연히 팹장비 활용 수입이 늘었고 높은 재정자립도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006년 3억2200만원에 불과하던 센터의 팹장비 활용 수입이 2007년 20억여 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40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도 지난 11월 말까지 45억여 원을 기록했다. 자체수입(경기도 출연금 제외)을 총지출(감가상각비 제외)로 나눈 비율로 계산한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90%를 넘었다.
센터는 이밖에 산학연 공정·분석 서비스 및 자체 기술기반 확립을 위한 태양전지와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신성장 녹색융합기술 개발, 나노 전문인력 양성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08년에는 차세대 집광형 태양전지 기술 개발로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의 효율(이중접합 24.14%)을 달성한 바 있다. 2008년 이후 국내 최고 효율을 지속적으로 갱신했고, 올해는 이중접합 28.06%, 삼중접합(집광) 30.02%의 기록을 세웠다. 센터는 조명용 수직형 LED 기술 및 고효율 LED용 질화갈륨(GaN) 에피층 성장 기술을 개발, 지난 6월 미국에서 개최된 LED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지식경제부의 수도권 LED 융합기술지원센터로 지정돼 LED 기술 개발의 수도권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교과부의 나노기술전문인력양성센터로 지정됐고, 4월에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미 세마텍(SEMATECH)과 국제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지난 7월에는 반도체 소자 공동연구에도 착수했다.
수원=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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