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구매혁신 전략①/구매부서가 회사의 이익창출 부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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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매부서가 회사의 이익 목표 달성에 가장 중요한 부서다”

 이같이 정의하는 데 동의하는 최고경영자(CEO)가 국내에서는 몇 퍼센트가 될까. 구매를 책임지는 최고구매책임자(CPO)나 CFO는 과연 이러한 정의에 얼마나 동의할까.

 구매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원부재료나 설비를 생산에 필요한 일정에 따라 제때에 공급하도록 하는 역할로서, 비제조업에서는 일선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 구매를 대신해 주는 행정적이고 사무적인 업무라고 인식돼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부터 대기업으로 시작하는 기업이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창업해서 시작하는 기업들은 모두 소규모로 시작한다. 이때는 구매할 것도 별로 없다. 이 당시엔 CEO의 모든 관심이 개발과 생산 그리고 판매에만 집중될수 밖에 없다.

 초기 사업체에서는 CEO가 구매담당자일 경우가 많다. CEO가 자신이 만들어 가는 사업에 필요한 물자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직접 시장 조사하고, 가격 협상해 주문을 내고 조달하는 형태다. 구매담당자는 그저 심부름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관리 또는 총무 업무 담당자나 비서가 그 구매를 위한 행정 처리를 대신 수행한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커지면 구매 규모도 커진다. 인력도 늘어나고, 사업 품목도 다양해지는 만큼 구매할 품목도 다양해지고 많아진다. 또 사업장도 많아지면 지역도 다변화되어 복잡해지게 된다. 이때는 CEO가 혼자서 구매 업무를 모두 책임지기에는 벅차거나 불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CEO의 관심은 여전히 개발과 생산 판매에 남아 있다. 하나 더 추가된다면 재무적인 흐름과 결과도 고민될 것이다.

 여기서 흔히 중견 기업들의 전략적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매출과 성장에만 몰입한 나머지 원가관리에 소홀해지고, 산출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산출의 결과를 근원적으로 좌우하는 투입을 소홀히한다. 잘 나가던 기업이 좌초하는 경우다. 매출은 늘지만 원가 구조가 개선이 안되고 위험부담만 커진다. 결국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 이르면 재무구조와 조직이 급속하게 와해된다.

 기업의 이익은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몫이다. 어느 기업이든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은 매입원가 즉 투입비용일 것이다. 매입원가를 책임지는 부서가 구매부서이다. 원가 목표의 달성이 중요한 기업이라면 가장 유능한 인재에게 맡겨야 하는 업무가 구매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중견기업이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구매업무에 대한 투자, 즉 인적 물적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 원가 목표관리 체계를 갖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기업의 산출물 중 절반 이상이 외부 협력사의 투입물이다. 협력사의 기술경쟁력, 원가경쟁력, 품질경쟁력, 납기경쟁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그럼에도 협력사와의 좋은 관계 유지나 좋은 구매 기법과 전략의 개발에는 소홀하게 다루고 있는 모습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사업 초기의 구매를 보는 인식, 관성이 유지되고 있어서 일 것이다. 행정처리나 하고 납품 일정이나 챙기는 구매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구매는 행정부서라는 인식이 구매부문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

 선진기업에서 구매는 전략적인 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구매(Purchasing)를 공급경영(Supply Management)으로 직무에 대한 호칭부터 바꾸고 기존의 구매업무에서 전략적인 역할을 대폭 강화해 새로운 전문가 자격증(CPS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공급경영의 역할에서는 기업의 투입원가 전반에 대한 총괄 책임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또 신제품 개발과 공급망관리, 협력사 전략 등으로 그 역할과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우리 회사의 구매 모습이 아직도 발주서나 내고 납기나 챙기는 모습이라면, 구매부문의 선진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구매업무에 우수한 인력이 배치되어 있는가. 우수한 자질과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갖추어져 있는가. 정예인력을 잘 훈련시켜서 적절한 규모의 조직으로 구성해 줘야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원부자재, 설비, 간접자재, 용역 및 전문분야 구매 등 영역별로 품목별로 구매전략은 제대로 수립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앞서 품목별로 누구에게 얼마만큼 사고 있는지 지출분석부터 제대로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구매 프로세스와 정보 인프라는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 서류처리나 행정업무에 파묻혀 있지는 않은가. 선진 기업들은 전자구매시스템(e-Procurement)을 구축해 구매업무 전체를 온라인화하고 자동화하여 투명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부가가치 창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넷째, 경쟁력 있는 협력사와 관계를 잘 이어가고 있는가. 좋은 파트너와의 동반성장 전략은 잘 이어가고 있는가. 주요한 전략품목은 전략적인 협력사와의 관계가 중요하고 일상 품목은 업무 부담을 덜어내는 방향이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에 중요할 것이다.

 과거 구매조직이 재료비와 설비 등 자산투자에 대한 구매에 집중해 왔다면 최근의 선진기업들은 MRO 등 판관비 항목에 해당하는 일반 품목과 용역 품에 대한 구매의사결정에도 깊숙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회사의 총체적인 원가관리에 대한 첨단 공급경영 기법의 도입과 적용을 통해 기업의 원가목표 관리 체계의 혁신을 강화하는 추세와 맞물리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구매가 아직도 행정처리부서라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하루 빨리 이익창출의 핵심인 원가목표달성의 핵심축이라는 전략적인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앞당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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