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수준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인 4660억달러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린 것이어서 상당히 선전한 것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올해 지난해보다 2계단 올라 ‘글로벌 수출 톱7’ 달성이 확실시된다.
세계무역기구(WTO)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수출은 3386억달러. 지난해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앞섰던 이탈리아(3227억달러)와 벨기에(3012억달러)를 150억달러 이상 큰 차이로 앞선다.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순위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2008년 12위에서 지난해 9위로 3계단 오르고, 올해 다시 2계단 상승하는 것이다. 수출 호조로 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420억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실적인 40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선전은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과 경기 회복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결과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전 세계 수출물량이 10% 이상(11.8%) 크게 감소하는 동안 우리나라 수출물량은 0.6% 증가했고 올해 12%로 큰 폭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9월 기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홍콩과 함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수출을 회복했다.
품목별로는 IT제품의 선전을 꼽을 수 있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으며 경기가 회복되는 곳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도 매진했다. 지난해 말부터 개발도상국의 경기 회복과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의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생산기지가 위치한 중국·멕시코·슬로바키아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무역협회 측은 새해 무역규모로 수출 5160억달러, 수입 4850억달러로 사상 처음 1조달러 시대 개막을 예상했다. 하지만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소비〃투자 회복 둔화, 재정안정성 하락, 글로벌 리밸런싱 지연과 통상 갈등 등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 소비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중국·동남아 등 인근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경제위기시 공격적 마케팅과 제품 혁신으로 닦아둔 수출 기반에도 수출 여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며 “수출상품의 프리미엄화와 신규 시장 확대로 세계시장에서의 리스크 및 경쟁 심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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