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괴짜 CEO vs 세계 최대 미디어 재벌.`
한번 성공하면 대박을 내는 `기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실패를 모르는 `미디어 제왕`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아이패드 미디어 콘텐츠를 놓고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일 태세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아이패드 전용 잡지, 머독 회장은 아이패드용 신문을 내놓을 예정.
브랜슨 회장은 25일 주요 언론사에 오는 30일 엔터테인먼트, 여행, 비즈니스, 디자인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며 기자회견 초청장을 보냈다.
업계는 브랜슨 회장이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전용 주문형 잡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지난 7월께 그가 `매버릭`이란 아이패드 전용 잡지를 준비 중이며 딸인 홀리 브랜슨에게 이 일을 직접 챙기게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진항공 이용객이 비행기에서 아이패드로 잡지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전인 24일엔 머독 회장이 연내 아이패드용 유료 신문 `더 데일리`의 베타 버전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2페이지 분량으로 매일 발행된다. 가격은 일주일에 99센트, 한 달에 4달러25센트다.
업계는 미디어 산업의 두 거두가 아이패드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머독 회장의 더 데일리는 신문을 표방하지만 아이패드에 맞게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잡지와 구분하기 힘들다.
브랜슨 회장의 잡지도 신문과 구분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콘텐츠 업데이트 기간이 길어지면 사용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최소 주 2~3회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아이패드 잡지 시장이 크다는 뜻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머독 회장은 2011년 말까지 4000만개 아이패드가 판매되고 그중 5%만 더 데일리를 구독하게 되면 약 200만명의 소비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머독 회장은 "존경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윤을 위해 미디어 기업을 경영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냉정하고 보수적인 비즈니스맨이다. 실패 경험도 적다.
반면 맨손으로 영국 최고 브랜드 `버진(Virgin)`을 만들어낸 브랜슨 회장은 갖가지 기행을 일삼으며 모험을 강조하는 58세의 벤처기업인이다. 사업에 실패한 적도 많지만 한번 성공하면 대박을 친다. 브랜슨 회장은 지난달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서도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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