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 4호기, 진통 끝 공식 가동 개시

세계에서 24번째로 빠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4호기가 부품 결함, 공급사의 늑장 대응으로 인한 일정 지연 등 진통 끝에 17일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당초 1월로 예정됐던 구축 완료 시기가 10개월가량 지연된 문제는 시스템 공급업체 오라클이 KISTI에 지체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KISTI와 오라클은 17일 대전 KISTI 소재 슈퍼컴퓨팅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24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는 1초에 약 1조회 연산처리) 성능을 갖춘 초병렬컴퓨팅(MPP) 방식의 슈퍼컴 4호기 구축을 완료하고, 대외 사용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슈퍼컴 4호기는 2만8672개 CPU 코어를 탑재한 오라클의 선블레이드 서버 3400여대로 구성됐다. 최근 발표된 2010년 하반기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 리스트에서 24위를 차지했다.

KISTI는 슈퍼컴 4호기 서비스를 230여개 대외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다.

박영서 KISTI 원장은 “슈퍼컴은 핵융합, 우주 등 거대연구 분야는 물론이고 금융, 컴퓨터그래픽 등에도 활용되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슈퍼컴 4호기로 국가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라고 말했다.

구축 일정 지연 문제는 오라클이 KISTI에 지체보상금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KISTI 슈퍼컴 구축사업은 올해 초 부품 결함으로 인한 성능미달로 한 차례 지연된 데 이어 5월 이후에는 오라클의 선 인수로 한국썬의 구축 지원작업이 혼선을 빚으면서 마지막 안정성 테스트를 앞두고 또다시 연기됐다.

지체보상금 규모는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KISTI는 이를 슈퍼컴 사용자를 지원하는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오라클-선 통합이 마무리된 본사와 달리 아직 한국오라클과 한국썬 간의 법인 통합이 완료되지 않아 향후 지원체계상 혼선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촌풍 림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 고객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는 로컬서비스센터를 포함한 지원체계를 통해 KISTI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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