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경영시대 사실상 개막

“어느 시대건 조직은 젊어야 한다.” (10월 12일)

“빠르게 변하는 21세기에는 늙은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맞다.” (10월 30일)

“사장단 인사를 폭넓게 하고 싶다.” (11월 11일)

“이 부사장의 승진을 결심하셨습니까?” “네.” (11월 17일)

삼성의 3세 경영 시대가 사실상 개막했다.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오는 12월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는 ‘젊은 삼성’으로의 체제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사장에 오르면서 포스트 이건희 시대는 예상보다 이른 2012년께부터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정기인사의 방향은=올 인사의 기조는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 출현에 앞서,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앞으로 삼성호를 이끌어 갈 계열사 CEO와 임원들의 전진배치가 예상된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사실상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전자 경영을 직간접적으로 챙기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용 부사장을 승진시키겠다”는 이 회장의 17일 발언은 이재용 사장으로의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간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회적·법적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데다 대내외 여건도 성숙됐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으로서는 이 부사장이 COO로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예행연습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이에 따라 올 정기인사에서는 실력과 능력을 갖춘 발탁인사 및 이재용 선장과 함께 새로운 엘도라도를 찾을 신진 임원들의 승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이가 많은 계열사 CEO들이 물러나는 세대교체형 인사는 물론이고 그에 따른 조직개편 등 대폭 인사가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15일 단행된 인사에서는 삼성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들의 연령은 53.7세로 낮아졌었다.

장기적으로는 태양전지·의료·바이오 등 삼성의 신수종 사업을 위한 박사급 S인재의 외부 수혈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올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이재용 부사장이 COO 업무를 연임하면서 사장으로 승진할지, 아니면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에 배치될지다. 이재용 부사장으로서는 현재까지 삼성 내부에서 성공스토리가 없는 게 항상 핸디캡으로 따라 다닌다.

현재 감지되는 삼성 안팎의 분위기는 내부 승진설에 무게가 실린다. COO는 착실히 경영수업을 하면서 별 과오 없이 삼성의 최고경영자에 오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이 부사장은 요즘에도 최지성 사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내부 사업 간 이해관계 조정과 글로벌 경영의 의사 결정을 지켜봐 왔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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