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연말 대폭 인사 가능성 시사

“어느 시대건 조직은 젊어야 한다(10월 12일).”

“빠르게 변하는 21세기에는 늙은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맞다(10월 30일).”

“사장단 인사를 폭넓게 하고 싶다(11월 1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큰 폭의 인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지난해 선언했던 ‘삼성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젊은 조직으로 진용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G20 정상회의 비즈니스 서밋 개막식에 참석한 뒤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관차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연말 사장단 인사를 묻는 질문에 “될 수 있는 대로 (인사 폭을) 넓게 하고 싶다”며 “승진할 사람은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최근 잇따라 ‘젊은 조직론’을 제기하는 배경에 주목한다. 연말 정기인사에서 조직개편은 물론 큰 폭의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새 세 차례나 ‘젊은 삼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설마했던 큰 폭의 물갈이 인사설은 한 달 새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57∼58세였으나,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들의 연령은 53.7세로 낮아졌었다.

올 삼성 인사와 관련해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 회장은 아들인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못 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시대 개막과 함께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열어갈 ‘S’급 인재의 깜짝 발탁인사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때문에 이날 이 회장이 직시한 ‘승진할 사람’이 누가 될지 물음표를 자아냈다.

한편 이날 출국장에는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이 배웅을 나왔으며,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 회장과 함께 전용기편으로 광저우로 출국했다.

이건희 회장은 중국에서 짧게 머문 뒤 귀국해 오는 19일 오전 11시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23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인희 한솔 고문,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범 삼성가 일원과 삼성그룹 경영진 등 1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