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탄력받은 케이블TV 자체제작 콘텐츠

Photo Image

최근 모 케이블TV의 스타 발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큰 화제다. 시청률이 웬만한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도 도달하기 힘들다는 10%를 훌쩍 넘기도 하다가, 지난 주말에 방송된 최종회의 시청률은 무려 18%(AGB닐슨 기준)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하철, 버스에서는 PMP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며 아마 연말께에는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프로그램 제작은 지상파방송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전통적으로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던 케이블TV가 제작에 손을 댄 것은 PP업계가 몇 개의 MPP 체제로 재편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이후다.

지금과 달리 수년 동안 케이블TV의 제작물은 그 규모나 내용 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장르도 소규모 오락 프로그램이나 단편영화 등에 국한되어 있었고 재원의 투입에도 소극적이었다. 간혹 대형 미니시리즈급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흥행에서나 내용 면에서 실패하기 일쑤였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최근에 이르러서야 적극적 투자와 함께 장르에서도 드라마, 다큐멘터리, 대형 오락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케이블에서의 제작물의 기획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기준을 갖고 이뤄진다. 케이블의 수익구조나 재정 형편상 편성의 상당 부분을 저가 수급 가능한 구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드라마 한 편 제작비의 수십분의 1 정도로 판권을 사 올 수 있는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판권 구매를 통해 수급할 수 없는 독창적인 포맷, 소재의 프로그램이 케이블에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업적 활용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케이블에서 선호한다.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다른 부대사업과 연계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모델이 개발돼야 대규모의 제작비 투여가 가능하다. 직접 매출 수익이 없다 하더라도 프로그램을 통한 채널 인지도 제고 등 마케팅 가치가 충분할 경우에도 제작비를 투입할 수 있다.

최근의 몇몇 성공 사례를 놓고 볼 때 앞으로 케이블TV의 자체 제작물 생산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1세기 우리나라가 새로운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도약함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되는 케이블TV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손인철 MBC플러스미디어 제작2팀장 pdsonic@mbcdramanet.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