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유전자 분석의 현재와 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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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갑석 마크로젠 CTO(ksyang@macrogen.co.kr)



피부색이나 인종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서로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 특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류의 17%는 왼손잡이며, 서구인의 22%는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 약 14%의 사람은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다.

현명한 인류는 개인적 차이를 받아들이고 그 차이가 삶의 조건을 이롭게 한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내 왔다. 하지만 모든 과학 기술의 지상 목표라고 할 인류 복지의 증대에서 건강, 의학에 관한 쪽은 개인적인 차이를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제까지는 개인의 차이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개인의 차이를 게놈의 차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십여년에 불과하다. 바로 1990년대에 시작해 2002년에 미국 주도의 연구팀이 완성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계기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개인별 차이를 표준 서열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한 차이로 정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과 10명 정도의 게놈이 분석되었고, 2009년에 들어와 한국에서도 남성 2인, 여성 1인의 게놈이 분석됐다. 2010년에 들어와서 이러한 개인 게놈 분석의 속도가 가속화돼 한국에서만 10명의 게놈 분석 결과가 추가적으로 공개됐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발굴된 개인 게놈 정보의 가장 중요한 응용분야가 의료다. 사실 개인 맞춤의학이라는 개념은 한국인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상의학에서는 개인의 `체질`에 따라 먹어야 할 약제와 식품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개인 맞춤의학의 예를 들어 보자. 한 유방암 약제는 어떤 종류의 유방암 환자에게 아주 잘 듣지만 다른 종류의 환자에게는 전혀 듣지 않는다. 따라서 의사는 특정 유전형을 검사해 이 약의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 이로써 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느 날 뒷목이 뻣뻣하고 팔다리가 저려옴을 느낀 당신이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 당신의 모든 건강 관련 정보들이 수집되고, 의사의 진료 후에 당신에게 꼭 맞는 치료와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이러한 상황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도 운전면허증에 혈액형을 표시하거나 당뇨병과 같은 특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특이질환 상태를 표시하는 목걸이를 패용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아플 때만 병원을 찾는 이제까지의 의료 시스템에서 미리 예측하고 미리 방지하며 개인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하는 미래의 헬스케어는 개인 게놈 분석의 대중화에 그 열쇠가 달려 있다.

개인 게놈 정보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개인 맞춤의학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과학자들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전정보와 질병, 유전정보와 진단 및 치료의 분명한 연관관계가 밝혀진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또 건강보험 체계와 의료 시스템의 변화 및 개인정보 보호, 윤리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 중 일부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 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사회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헬스케어 문제는 시급히 풀어야 하는 국가 및 인류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개인 맞춤의학의 꿈은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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