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세계 최초의 그린PC방이 개소식을 가지면서 `그린PC` 시범사업이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1차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부족한 점을 보완, 2014년까지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 2월 그린PC를 10대 핵심 녹색기술로 선장하는 등 그린PC 기술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기술개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6월 1차 그린PC 사업자로 선정된 KT와 소암이앤지 · 대영정보통신의 그린PC 기술 및 향후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KT의 그린PC 시스템은 한 마디로 `본체 없애기`로 요약된다. PC마다 있었던 본체를 분리된 공간에 있는 서랍형(Rack) PC에 내장하는 `멀티 PC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본체가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관리비까지 절감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친환경 시스템이다.
랙PC는 KT의 그린PC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랙PC에는 서랍처럼 52대의 본체가 적층형으로 내장돼 있다. 별도의 공간에 설치하는 랙PC와 모니터는 광케이블을 이용해 직접 연결한다. 각각의 모니터에는 KVM 셋톱박스가 설치돼 광케이블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본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공간이 늘어나고 열과 먼지 등이 배출되지 않아 쾌적한 실내 환경이 조성된다. 또 수십 대의 본체가 한 대로 집약되고 고효율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면서 전력요금이 최대 30% 줄어들 뿐만 아니라 관리비까지 30%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사용하지 않는 PC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줄일 수 있고 하드웨어 수리 및 교체도 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유지보수도 쉬워지는 것이다.
KT는 이처럼 하드웨어 위주의 그린PC 시스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스템 도입 효과를 극대화한다. 관리자 PC에서 모든 PC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특정 사이트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유해 사이트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도 있다. 여기에 PC 복구 기능과 데이터 백업 및 복구 기능까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며 그린PC 전용 애프터서비스(AS) 팀까지 가동해 차별화된 그린PC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소암이앤지>
지난달 26일 대구시 대명동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그린PC방인 `락PC방`에는 소암이앤지가 개발한 그린PC 기술이 적용됐다. 소암이앤지는 2009년 6월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 둥지를 튼 지 불과 1년여 만에 그린PC 사업자로 선정될 정도로 이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소암이앤지의 그린PC 시스템도 기본적으로는 KT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구성돼 있으며 △고효율 전원장치 △그린PC용 솔루션 △1PC 다인 사용 솔루션 등으로 요약된다.
고효율 전원장치(RPSU)는 DC 전원을 PC에 공급하는 장치로 고효율의 DC 전원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AC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할 때보다 최대 20% 정도의 전력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소암이앤지는 자체 개발한 `다중 파워 최적제어 알고리즘`을 RPSU에 적용해 부하에 관계없이 고효율 작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암이앤지는 PC방(PC 60대 기준) 당 연간 15.5㎿의 전력을 절감하고 6.6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PC용 솔루션 가운데 하나인 `그린PC 터미널(KE-200)`은 본체와 모니터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최대 45m까지 지원이 된다. 고해상도 영상 전송이 가능하며 키보드와 마우스 · 데이터 저장용 USB가 내장돼 있고 원격으로 본체를 켜고 끌 수 있다.
소암이앤지 역시 최대 높이 1.8m에 달하는 대용량 랙PC를 제공하며 랙 전력관리 소프트웨어(RPMS)를 통해 랙PC의 전력소모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랙PC 주변의 온 · 습도 등도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소암이앤지는 이밖에도 1PC 다인 사용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대영정보시스템>
1998년 대전에 자리를 잡은 뒤 일본 도레이 한국 총판 등의 사업을 주로 해온 대영정보시스템은 올해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DC 랙 전원공급 솔루션 기술이전 계약, 그린PC방 솔루션 기술이전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린PC 사업을 시작했다.
대영의 그린PC 시스템은 랙PC와 전력공급장치, 본체-모니터 간 연결장치 등으로 구성됐다.
대영의 랙PC는 중앙집중형 PC 관리를 통해 진단과 수립, 업그레이드 등이 용이하며 발열 및 소음 관리가 편리하다. 특히 최소 사양 게임 플레이를 통해 발열 테스트를 진행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대영의 고효율 전력장치(RPSU)역시 DC 전력 공급을 통해 최대 20%의 전력요금 절감이 가능하며 냉각비 절감, 전력 소모량 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대영은 기존 1.0 버전보다 업그레이드된 2.0 버전을 내놓았다. 2.0 버전은 시스템 효율이 최고 89%를 기록하고 있어 86% 정도인 1.0 제품보다 앞서 효율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소음이 적고 센서 동작이 정확하며,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고 발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랙PC와 모니터를 연결해주는 `T-BOX`는 모든 USB 포트를 제공하며 본체 파워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최대 거리는 50m로 넉넉하며 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대영정보시스템은 자사 그린PC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30% 정도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으며 PC 성능 향상을 통해 PC 재활용 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대영은 향후 대구와 인천 · 서울 등의 PC방과 대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그린PC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이며 적극적인 해외진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만과 독일 · 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적극 참가하는 한편 기존 관련사인 도레이와 마이크로플렉스 등을 통해 일본과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를 개척할 방침이다.
또 T-BOX의 적용 거리를 현재 50m에서 300m로 대폭 늘리고 이를 모니터 일체형으로 제작하며, 사양에 맞는 RPSU를 개발하는 등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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