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않으면 미래는 없습니다.”
조성봉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이하 산보협) 상임부회장은 산업기술 보호의 중요성을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기술유출은 한 번 일어나면 되돌릴 수 없음에도 일부 중소기업은 기술유출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대다수 기업은 보안 투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국가정보원 퇴임 후 지난 해 10월 산보협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산업보안 일선 현장에서만 30여년 근무해온 산업 보안 전문가다. 취임 후 지난 1년간 조 부회장은 산업기술보호 관련 유일한 협회로서 산보협의 위상을 정립하고 선도 기관으로서 기반을 잡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독립 사옥을 마련해 정책연구 및 교육 기반을 확충했다. 산업보안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업보안관리사 자격제도를 신설하는 성과도 거뒀다.
조 부회장은 “올해 초 마련한 협회 독립사옥에서 연구원들은 정책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교육센터에서 양질의 산업보안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은 대부분의 정보가 디지털기기를 통해 오고가지만 결국 중요한 기술유출은 사람 손을 거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보안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해도 사람이 악의를 갖고 유출하면 막을 도리가 없다”면서 “산업보안을 강화하려면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보안담당자와 기술 개발자들의 인식 개선을 도와 줄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보협은 올해 들어서만 9회에 걸쳐 산업기술보호 정기교육을 실시했다. 산업보안관리사(CSO) 양성 과정과 산업기술보유기관 보안담당자를 대상으로 정기교류회를 운영하는 등 산업보안 교육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산업보안 분야 최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1년여의 연구 끝에 산업보안관리사 자격제도를 신설했다”면서 “향후 국가공인자격증으로 격상을 추진해 보다 많은 산업보안 전문가를 배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국내 산업보안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과 독일 등 해외 보안선진국들과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미국 산업보안협회(ASIS)와 업무협조 및 인력교류체제를 구축했고, 독일 측과도 현재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조 부회장은 “미국 ASIS는 산업보안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가 높은 기관이어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다”면서 “향후 해외 유수의 기관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해 기술 및 인력 교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설립 예정인 중소기업 전담 보안관제센터까지 들어서면, 산보협은 정책연구에서부터 교육과 보완관제까지 가능한 산업기술보호 허브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는 “최근들어 온라인 해킹을 통한 기술 유출 시도가 크게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은 기술이 핵심자산임에도 재정조건이 열악해 보안관제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협회 보안관제센터는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중요기술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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