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감] <결산> 맥빠진 국감, 제도 개선 · 정책 전문성 제고 시급…예산국회도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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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가 지난 22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회 운영위 · 정보위 · 여성가족위 등 겸임 상임위들의 일정이 일부 남아있지만 주요 상임위원회는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와 예산국회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제도 개선 · 전문성 제고 시급=20일간 516개의 피감기관을 상대로 실시된 이번 국감 역시 국회의원들이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하듯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기에 급급했다. 국감 본연의 임무인 행정부 견제를 해내기에는 배정된 피감기관이 너무 많고, 의원 1인당 평균 10분이 안 되는 질의시간으로는 심도 깊은 해부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아니면 말고` 식의 구태의연한 폭로는 줄어들고 정책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져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만 나열할 뿐 피감기관이 승복할만한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치명적 한계로 남아있다. 또 의원들이 발표한 자료나 질의들이 전년도와 비슷한 재탕, 삼탕이라 맥 빠진 모습을 보였고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와 증인들의 잇단 국감 불출석 등은 고질적 병폐로 지적됐다.

올해는 돌발적인 정치 이슈는 없었지만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신경전을 보였으나 정책적 접점을 찾지 못하고 헛바퀴만 돌렸다. 다행히도 막바지에 집시법과 기업형슈퍼마켓(SSM) 개정안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 내 면목은 세웠다.

이 때문에 `상시 국감`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감 기간을 정기국회 회기 중 20일로 정례화하지 말고 상임위의 판단에 따라 필요시 연중 언제든지 열자는 의견이다. 아니면 국회 일정이 다소 여유가 있는 7∼8월로 옮기자는 주장도 나왔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일부 피감기관에 대해서는 2년에 한 번씩 국감을 실시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외부 전문가가 국회의원을 대신해 예비국감을 진행한다면 내실 있는 감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쟁점법안 · 예산처리 `첩첩산중`=국회는 주요 국감 일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25일부터 본회의를 열어 쟁점법안들을 처리한다. 여야 간 대치국면의 쟁점이 됐던 SSM을 규제하는 유통법안은 25일 본회의에서, 상생법안은 정기국회 회기인 12월 9일까지 순차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지 않는 대신, `서울G20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한 지지 결의안` 형태로 바꿔 25일 본회의 때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4대강검증특위 등은 합의가 되지 않아 앞으로 정기국회 진행과정에서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대 접점은 4대강사업과 관련한 내년도 예산안. 국정감사 과정에서 여야 간 대치가 더욱 격화된 4대강 사업을 놓고 야당은 부작용을 거론하며 사업의 시기조정, 규모축소, 예산삭감, 국민투표까지 요구하며 파상공세를 펼 태세고, 여당은 사업 지연시 예산 낭비, 홍수 피해 우려 등을 내세워 속도전을 낼 방침이다.

이는 내년도 예산안 문제와도 직결된다. 민주당은 전체 4대강 예산 22조2000억원 중 8조6000억원을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 민생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4대강 예산의 미세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내년도 예산안에 복지지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 · 태광 · C&그룹에 맞춰진 검찰의 칼날이 정 · 관계로 향하면서 사정 태풍이 본격화할 경우, 국회는 시계제로의 상태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표> 2010 국감 남은 일정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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