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이영훈 마스터이미지쓰리디 대표

“내년부터 무안경 3차원(D) 휴대폰 시대가, 중장기적으로는 무안경 3DTV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이영훈 마스터이미지쓰리디 대표(40)는 안경이 필요 없는 3차원(D) 시대가 성큼 다가온다고 확신했다. 이미 콘텐츠를 비롯한 관련 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줄 만큼 성숙했다는 것이다.

마스터이미지쓰리디는 3D 극장시스템과 안경을 공급하면서 유명세를 탄 업체다. 영화 `아바타`가 관객을 대거 극장으로 불러 모으면서 3D 관련 장비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이 업체가 공급하는 3D 극장 시스템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전 세계 극장에 설치된 장비 대수만 2000대에 육박한다. 지금은 연매출 8000만달러를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우리가 3D 극장 시스템의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장용 장비만 만드는 업체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사실 마스터이미지쓰리디는 3D LCD 모듈 개발에 특화된 업체다. 2009년 일본 히타치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무안경 방식의 3D 휴대폰에는 이 업체의 3D LCD 모듈이 들어간다.

이 대표는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무안경 방식의 3D 패널이 주목을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처음 3D 기술을 접한 건 2002년께. 텔슨전자에서 신사업 기획 업무를 맡으면서다. 당시 이 대표는 벤처 업체들을 방문해 그들이 가진 신기술을 자주 접했다. 그 중 한 업체의 기술이 이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그 업체가 보유한 방식이란 게, CRT 모니터에 셔터글라스 방식의 안경을 쓰고 입체영상을 보는 기술이었습니다. 참 좋아보였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안경과 CRT 모니터에 기술적 한계가 분명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 입체 효과를 내는데 CRT 모니터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이후 7~8년 동안 LCD 모듈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히타치의 3D 휴대폰이다.

이 대표는 무안경 3D LCD의 크기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스터이미지쓰리디는 24인치 크기의 무안경 3D LCD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13년께는 40인치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쯤 되면 거실에서 가족이 모여 앉아 안경 없이 입체 영상을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콘텐츠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마스터이미지쓰리디가 3D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업체는 영화포털 `무비스트 닷컴`을 인수해 3D 영상 콘텐츠를 제작 · 제공하고, MBC의 3D 시험방송에 입체영상 촬영 지원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와 달리 3D 콘텐츠 제작 업체도 늘어났다”며 “꼭 극장이 아니어도 3D 콘텐츠를 접할 경로가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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