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 직할기관의 교수 등에게 부당으로 지급되는 수당 등 `눈먼 돈`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R&D 관리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 없이는 R&D 예산 증대에 따른 효율성 제고는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1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 한국연구재단 등 교육과학기술부 직할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부당 인센티브 지급 사례를 줄줄이 질타했다.
권영진 의원(한나라당)은 KAIST가 강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초빙 특훈 교수에게 지난 2년간 매달 100만~403만원의 수당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10명의 특훈 교수 중 뇌공학연구자문 및 논문지도를 담당하는 교수의 경우 연간 1회 개최되는 자문위원회 자문위원과 석사논문 공동지도교수로 위촉된 것만으로 2009년 4225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1년 1회 특강에 3000만원을 받은 교수도 있다고 권 의원실은 덧붙였다.
김세연 의원(한나라당)은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연구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직원들에게도 형평을 맞추고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총 40억원의 부당 `특별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연구재단이 보수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지급한 연구수당 · 특별인센티브가 보수규정에 따른 정당보수의 약 18.1%에 달하며 1인 평균 지급액도 2005년도 540만원에서 2009년도 1220만원으로 4년간 2.3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의원(민주당)과 배은희 의원(한나라당)은 고등과학원이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교수전원에게 A평점을 주고 이에 따라 평균 연봉 1억 1000만원의 3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교과부가 지나치게 상향 일색인 고등과학원 내부 교수 평가 기준을 지난해 4월 감사에서 개선하라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봉 1억원 이상 교수가 전체 18명 중 14명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국감에 앞서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실은 KAIST의 온라인 전기차 사업의 문제점을 조사 분석하는 과정에서 KAIST가 온라인 전기차 사업의 연구 성과물이 채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 관련 교수 등에게 1인당 수천만원, 총 수십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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