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선어 정보기술표준화에 나선 것은 사실상의 한글인 조선어가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한글은 중국과 한국, 북한 등 3개 문화권을 아우르는 언어다.
특히, 중국은 자국내 소수민족 언어에 대해 표준을 정립해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중국이 조선어 정보기술표준화에 나선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중국은 10년 넘게 자국내 소수민족 언어에 대해 이런 작업을 진행해왔다. 중국은 오랜 기간 동안 정보 교환용 조선어 국가 표준 마련과 관련해 한국과 북한의 의견 수렴 협조를 구했다.
10여년 간 준비한 중국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휴대용 첨단 IT기기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표준화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 하고 올해 안에 표준안을 확정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선어국가표준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현룡운 중국조선어정보학회 회장은 “중국은 특히, 가장 많은 사용자가 있는 한국측 의견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한국의 국가적 의지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한국의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표준안과 관련된 의견을 요청했으며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부처가 바뀌면서 대응은 더욱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현 회장은 “지난 15년간 중국과 남북 학자들이 14차례나 여러 가지 형태의 국제회의에서 많은 토의를 하면서 이런 사안을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일을 한국 일부 학자와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지성들의 쌈짓돈으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해외 학자로서 매우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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