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 발해 · 김치 · 막걸리…한글(?)`
나열한 단어를 보면 누구나 금새 그 연관성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것인데, 우리가 지키고 알리지 못해 주인이 누구냐며 세계시장에서 분쟁이 일고 있는 것들이다.
그 목록에 최근 한글이 추가될 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단일 민족이라 사용 인구가 적어서, 자모음 · 받침 조합이 까다로워서, 설마 누가 탐내겠냐며 마음 놓고 있었던 한글을 중국이 넘본다는 바로 그 `한글공정` 얘기다.
사안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한 우리의 것들을 남들이 먼저 알아채 세계시장에서 선점하기위해 이름을 바꾸고 특허 · 상표권을 가져가고 막대한 마케팅 투자와 함께 심지어 역사 왜곡까지 일삼는 상황이다. 더 통절한 것은 후대가 먹고 살 무형의 지식재산들을 선대가 무지해 빼앗겨 버렸다는 점이다.
모바일기기 한글입력방식의 국제표준화 문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국내에 휴대폰이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업체간 이해관계에 부딪혀 입력방식의 통일이 이뤄지지 못했다. 통일이 되지 못하다보니 국제표준화 작업도 지지부진해졌다. 또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첨단 기술분야 국제표준화 작업 등도 전담해 챙길 부처가 없어지면서 논의 자체가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덕분에 1년도 채 되지 않아 100만명으로 늘어난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이 스마트폰 알파벳 입력방식(QWERTY)에 한글의 자모음을 대충 끼워맞춘 어정쩡한 한글입력방식을 이용해 독수리 타법으로 문장을 만들어 주고받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는 `4대강` `IT주무부처가 없어서 그렇다` 등등의 비판의 글들로 가득하다. 언제까지 `니탓내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외교력을 발휘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전문가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만들어보자. 기술과 문화, 역사 같은 무형의 자산을 지키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가꾸는 일들은 당장의 일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시대적 책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정지연 경제과학팀 차장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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