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ATM, 러시아 시장 뚫었다

효성그룹 IT(정보기술) 분야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이 러시아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세계 3대 ATM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을 단독으로 개척한 노틸러스효성은 이번 성과를 글로벌 ATM 제조사로 발돋움하는 돌파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 스베르은행에 자사 ATM 1600대를 공급한다고 11일 밝혔다.

스베르은행은 지점 수 2만2000여 개를 보유한 러시아 최대 은행이다. 효성 측은 3분기 스베르은행이 발주한 ATM 물량 전부를 단독으로 따내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에서 실적을 쌓아 현지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에 러시아 내 은행 ATM 발주를 추가로 따내며 올해 총 3000여 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 실적이 전무한 상태에서도 기술력 덕분에 ATM 공급 자격을 획득했다"며 "이후 루블화, 유로화, 달러화 등 다양한 지폐 위조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능력 등을 인정받아 이번 수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통상 1년이 걸리는 제품인증 절차를 조기에 통과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 ATM 시장은 NCR 등 글로벌 메이저 3사가 점유율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 실적이 없었던 기업이 대규모 물량을 따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효성의 차별된 기술력이 현지에서 통했다는 얘기다.

남궁준 노틸러스효성 팀장은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꼼꼼하게 대처하는 한국 기업 특유의 업무 방식과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은 고무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 ATM 시장 트렌드가 단순히 지폐를 출금하는 것을 넘어 입금이 가능하도록 변화함에 따라 위폐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기술력이 부각되는 점이 주효했다.

[매일경제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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