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선진화, 이제부터 시작이다]<중>정부출연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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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이 과학기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국가 R&D체계 내에서의 출연연의 `옥동자` 역할론과 구조개편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에 예산 조정권 등 파격적인 권한을 부여하면서 공은 이제 출연연으로 넘어왔다. 일부에선 국과위 강화라는 `당근`에 대응해 출연연도 뭔가 내놓아야 한다는 `채찍론`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과학기술계 정서는 오히려 정 반대다. 마음껏 연구할 환경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준 적이 있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연연 풀어야할 현안=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예산권을 쥐고 있는 정부가 정책을 바꿀 때마다 출연연이 쉽게 휘둘려왔다는 것이다. 출연연은 지난 1960년대 KIST를 필두로 현재 40여개로 늘었다. 그러나 기관 소속은 각 부처에서 시작해 과기부로 통합된 뒤 국무조정실과 연구회, 과기혁신본부 등을 거쳐 다시 각 부처로 배속됐다.

그동안 출연연은 자율적인 연구보다는 정부 예산에 좌우되는 수동형 구조에 익숙한 상태다. 최근엔 융 · 복합 연구가 주목받으면서 인력 유동성 문제 등이 제기됐지만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아직 명확한 답을 못 찾고 있다.

◇법인격 해체 여부 논란=이러한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 출연연 거버넌스의 초점은 출연연 법인 해체 여부로 모아진다. 법인을 유지할 경우 현행 브랜드 유지와 출연연의 책임경영 등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법인 해체는 인력과 조직, R&D의 유연성 확보에 유리하다.

이에 대해 안종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장은 “출연연은 구조 문제가 아니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출연연의 고유역할을 수행할 분위기를 만들고, 출연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구영역 분류 “어떻게”=국과위 구성은 이르면 내년 3월께로 예상된다. 국과위가 가동에 들어가면 출연연의 법인 해체 여부와 상관없이 기능분류 작업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출연연의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국가 어젠다에 해당하는 고유기능 만을 남겨두고 비즈니스 부문에 가까운 영역은 점차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구조조정으로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 출연연의 기능과 미션, 향후 역할에 대한 세밀한 검토 없이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 다시 한번 과학기술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급하게 하려다보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므로 출연연 부분은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며 “신뢰회복 차원에서 정부가 먼저 솔선수범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 뒤, 국과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출연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연연 소속 변천사>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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