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위한 운용체계(OS)를 만드는 구글이 TV를 만든다고 합니다. 애플 같은 회사도 TV 사업에 진출한다는 말이 들립니다. TV는 가전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들이 만드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더구나 이들이 내놓을 예정인 TV는 `스마트TV`라고 합니다. 구글과 애플이 만든다는 스마트TV는 과연 무엇이기에 신문과 방송에 연일 오르내릴까요. PDP TV · LED TV · 3DTV 등과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Q: 스마트TV는 무엇입니까?
A: 스마트(smart) TV란 말 그대로 `똑똑한` TV를 말합니다. 그저 방송을 일방적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형식의 즐거움을 시청자에게 제공합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네트워크의 발전 덕분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연결성`입니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웹 상의 다양한 콘텐츠를 TV로 직접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각 가정에 연결된 인터넷 네트워크는 과거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발전했습니다. 따라서 TV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스마트TV는 일반적인 영상만 지원하지 않습니다. 각종 데이터, 텍스트 등을 마치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TV로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올해 말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으로 가봅시다.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맞붙었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최근 성적이야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일본 선수들의 이력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이때 TV 화면 위로 검색 창을 띄웁니다. 일본 1번 타자를 검색합니다. 해당 선수의 소속 · 타율 · 홈런 · 도루 등 세부 기록을 모두 검색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시도한 도루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이처럼 스마트TV는 TV 한 대로 방송국에서 송출한 영상을 받아보는 것을 넘어 시청자가 TV를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돕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도 스마트TV를 통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휴대폰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도 변화를 불러온 것처럼 하드웨어 자체보다 콘텐츠나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지는 세상이 도래하는데 스마트TV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Q: PDP TV · LED TV · 3DTV와 스마트TV는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A: PDP TV · LCD TV · LED TV는 디스플레이에 따른 분류입니다. TV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패널을 어떤 소재로 제작했느냐에 따라 PDP · LCD 등으로 나뉘지요. LED TV는 LCD 패널에서 빛을 내는 광원으로 LED를 채택한 것입니다. 패널에 필름 등을 부착해 3차원(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3DTV입니다.
반면 스마트TV는 디스플레이 종류와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PDP · LCD 등이 하드웨어에 따른 분류라면 스마트TV는 소프트웨어에 따른 분류라고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스마트TV는 디스플레이의 종류보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가가 중요한 구분 요소가 됩니다. 구글 · 애플 등이 부각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각각 온라인 검색서비스 · OS 소프트웨어 등에서 강점을 보여 왔습니다. 이랬던 그들이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TV 사업에도 도전하는 것입니다. TV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업체들과 제휴해 제품을 만들고 여기에 웹 검색 등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스마트TV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인 삼성 · LG도 스마트TV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체 개발한 OS를 탑재했습니다. 삼성의 `바다`와 LG의 `넷캐스트` 등이 그것입니다.
Q: 스마트TV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A: 이달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IFA2010`의 화두는 바로 스마트TV입니다. 많은 업체들이 스마트TV를 들고 나와 관람객에게 선보였습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0`에서 3DTV가 떠오른 지 몇 개월 만에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었듯, 스마트TV 역시 직접 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몇몇 업체는 체험공간을 마련해 스마트TV를 시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식 출시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각 업체에서 스마트TV를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시장조사업체는 2012년이면 전 세계 평판TV 시장의 절반이 스마트TV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스마트TV는 우리 가정으로 찾아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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