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이완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양안(兩岸 · 중국과 대만)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12일 정식 발효됨에 따라 `차이완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두 나라는 앞으로 FTA 체결에 대비해 상품 서비스 무역의 관세 및 무역장벽 해소, 투자보장, 지식재산권 보호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게 된다. 특히 이번 협정에 따라 조기수확프로그램(Early Harvest Program) 품목으로 지정된 대만산 539개 품목과 중국산 267개 품목은 이날부터 2년 이내에 3단계를 거쳐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중국과 대만 ECFA는 양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진행됐다. 중국은 대만을 대중화권 경제 구상에 끌어들임으로써 `하나의 중국` 기조를 이어갈 수 있고, 대만은 거대한 본토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 IT 기업들은 특히 대만을 눈여겨 봐야 한다. 기술적으로 중국보다는 대만 기업들이 우리나라 수준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만은 단순한 OEM으로 대표되는 세계의 제조기지가 아니다. PC 분야에서는 에이서와 아수스가 세계 톱 브랜드 5에 진입해 있다. 특히 에이서는 부동의 1위 HP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다.

휴대폰에서도 HTC가 스마트폰 디자이어를 선보이며 애플과 경쟁할 정도로 무섭게 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제 대만 IT 기업들은 물량과 생산비용의 승부가 아닌 `기술 승부`에 나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IT산업이 대만보다 나은 것은 메모리 반도체 하나뿐”이며 “대만 IT산업을 한 수 아래로 봤던 착시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은 되새겨야 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중화연합군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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