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밍토 위 미디어텍 CFO 인터뷰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팹리스 업계가 침체를 겪었지만 유일하게 20%이상 매출이 신장한 곳이 있었다. 대만 미디어텍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전세계 팹리스 4위, 휴대폰용 모뎀(베이스밴드)칩 시장에서는 2위를 기록해 퀄컴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미디어텍은 설립 후 단 13년만에 DVD플레이어용 칩을 팔던 회사에서 연간 6억대 규모의 중국 휴대폰 시장의 50% 이상을 석권한 회사가 됐다.

이 회사의 밍토 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대변인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미디어텍은 추격자가 아니라 기술을 이끌어나가는 회사”라며 다음 세대 무선통신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ECFA를 통해 대만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는 상황이 미디어텍에 미치는 변화, 스마트폰 · 스마트TV로 옮겨가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미디어텍의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미디어텍은 불과 13년만에 전 세계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 중2위로 올라섰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많이 한다. 연간 총 매출액의 20%를 R&D 비용으로 쓴다. 직원들 중 85% 이상이 석사 학위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에 실시간 R&D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17개국에 영업소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DNA속에 새겨진 `창조와 혁신`의 마인드는 무엇보다 큰 성장 동력이다. 직원들에게 `특별한` 스톡옵션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우리는 적절한 보너스가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고 믿는다. 스톡옵션 외에도 다른 많은 제도와 시스템들을 만들어서 우리 직원들의 재능을 북돋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이 계속 혁신적인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 · 팀워크 모든 분야에서 보상제도를 두고 있다.

△대만 기업으로서 갖는 이점과 반도체 회사들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 달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R&D 인력들은 좋은 교육을 받았다. 또 충분한 자금이 투여된다. 지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가깝다는 것이 또 한가지 이유다. 미디어텍과 같은 팹리스 업체들은 사업 특성상 TSMC · UMC 같은 파운드리 제조사나 ASE그룹 같은 테스트 · 패키지 업체들에 외주가공을 맡겨야 하는데 이 회사들이 전부 대만에 있다.

△미디어텍은 특허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허 전략은 무엇인가?

-특허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R&D에 투자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우리가 매년 축적하고 있는 특허 파일은 매년 2배씩 커진다. 미디어텍은 4개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사업부가 보유한 설계자산(IP)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통합칩을 만드는 데도 유리하다. 예를 들면 광스토리지 제품은 DVD플레이어용 칩과 공통 IP를 공유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퀄컴과 체결한 기술 라이센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 CDMA와 WCDMA에 관한 협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 달라.

-미디어텍과 퀄컴은 각 회사의 특허 포트폴리오 안에서 광범위한 특허 협력을 한다. CDMA · WCDMA의 필수 특허들이 포함됐고, CDMA · WCDMA의 모든 통합 집적회로 관련 특허도 이에 해당한다.

△인텔의 무어스타운이나 퀄컴의 스냅드래곤 같은 스마트폰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또 인텔의 미고나 퀄컴의 브루모바일플랫폼과 견줄만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계획은 어떤가.

-미디어텍은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솔루션(모델명 MT6516)을 출시했다. 운용체계(OS)는 윈도모바일과 안드로이드를 지원한다.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고품질 모바일(feature rich) 멀티미디어 접속 경험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다. 미디어텍 솔루션을 사용하는 휴대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 비용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고객들과 밀접하게 일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스마트폰과 이머징 시장에서 더욱 제품 채택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을 갖게 됐다.

△대만과 중국간 ECFA가 사업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는지.

-매우 고무적이다. 기술과 인력 교환을 포함해 다양한 측면에서 양국간 경제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CFA 이후 대만의 기술이 차이나에 이전돼 대만에게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모든 회사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만의 무역 · 제품에 관한 기밀 유지 방법을 갖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한국 시장은 미디어텍에게 어느정도의 비중인가.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전자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는 전 세계 생활가전 · 휴대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도 성남시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고 한국 시장을 실시간으로 지원한다. 한국 지사는 고객에게 광스토리지, 휴대폰, TV 및 DVD 분야에서 최고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텍의 향후 사업 전략을 알려 달라.

계속해서 광스토리지, DVD플레이어, 디지털TV, 무선통신 솔루션 분야의 기술을 선도할 것이다. 올해 2분기에 우리는 커넥티드TV 솔루션을 출시했다. 4분기에는 완벽한 3D 디지털 홈 솔루션을 출시할 것이다. 여기에는 디지털TV 칩셋과 블루레이 플레이어 칩셋이 포함된다. 무선 통신 분야는 올해 제품 출하량이 4억5000만개를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에는 3억5000만개였다. 이미 출시한 WCDMA, 스마트폰 솔루션은 내년 전체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 분야 중에서 비용 대비 성능이 가장 높은 분야인 2.5G 이동통신 GPRS 칩(모델명 MT6253)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휴대폰 제조사들로부터 수요가 대거 창출되고 있다. 다른 신흥 시장도 물론 기대할만하다. 미디어텍의 칩 솔루션은 보다폰 · 오렌지 ·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유수의 가전 제품 업체들에 잇따라 채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