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대경권에 부는 벤처 2.0의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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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권이 녹색기술 기반 IT융복합분야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벤처신화를 일구고 있다. 사진은 구미산업단지내 LG전자 태양전지라인.

전통적으로 섬유와 자동차부품, 기계산업이 우세였던 대구경북권(대경권)이 녹색기술을 기반으로 한 IT융복합분야로 산업적 체질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대경권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섬유제품, 자동차용 부품, 금속가공제품 제조 등의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이 부족한 단순 제조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에 섬유와 전자정보기기, 생물, 메카트로닉스 등 지역전략산업에 IT가 녹아들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또 태양광과 수소연료전지, 의료기기, 로봇 등 광역선도산업도 열악한 인프라를 딛고 산업군을 형성하는 길목에 들어섰다.

◇기존산업이 IT에 길을 묻다=대구경북지역을 대표하던 섬유산업은 나노소재와 접목함으로써 고기능성 섬유로 재탄생되고 있으며, 기계산업도 신소재부품개발을 통해 지능형자동차와 로봇산업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또 단순 IT제조는 다른 IT와 융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기능의 디바이스를 창조하고 있으며, 생물산업도 바이오기술을 통해 첨단 신약개발로 거듭나고 있다. 이 모든 변화들은 첨단 기업을 역내로 유치하고 기술을 받아들이는 개방형 이노베이션을 통해 실현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지고 있다.

변화의 주체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지원기관들이 때로는 독자적으로 때로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관련 산업에 겁없이 도전하는 벤처들을 지원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융합으로 벤처신화 일군다=지난 60년 메리야스로 창업한 구미소재 영도벨벳은 50년이 지난 지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벨벳을 국산화해 벨벳분야 세계시장을 석권했다. 벨벳 기술을 기반으로 이 회사는 6년간의 연구끝에 일본이 독점해오던 LCD러빙포를 독자개발하는데 성공해 현재 애플 등 세계 유명회사에 납품 중이다. 기존 주력산업에 새로운 기술을 융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구미 소재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인 톱텍은 최근 회사설립 이래 830억원이라는 최대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올 한해 총 수주액만 2100억원에 이른다. 이는 톱텍이 자동화설비 분야 기술을 기반으로 태양광 및 AMOLED분야 제조장비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한 덕분이다. 단순 자동화설비에 머물러있지않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산업분야인 태양광 등 신성장산업에 발빠르게 대응해 과감한 R&D투자를 했기에 가능했다.

지역에서는 이처럼 기존산업과 IT, 신산업분야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벤처신화의 역사를 재창조하는 기업들이 적지않다.

◇벤처 2.0을 위한 대경권의 전략=벤처 2.0시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내생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경권 산업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목표로 주력산업의 지식산업화, 신성장산업의 뉴비즈 창출 활성화, 산업정책의 효율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추진해야할 5가지 전략은 기존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와 산업기술간 융복합화 촉진, 우수지역인재확보, 정책의 소프트화, 정보격차해소 등이다.

이 가운데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위해 중소벤처성장단계별 기술 및 경영닥터 운영, 기업구조 전환지원 등을 꼽았다. 특히 신기술 융합선도기업 육성을 위해 산업 융합비즈니스파크조성, 첨단기술 융합형 미니클러스터 운영 등을 꼽았다.

그외 신지식기반 창고기업 활성화를 위해 역내에 벤처기업 투자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기술연계 창업활성화 및 신지식기반 1인 창조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융합형 벤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융합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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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권이 녹색기술 기반 IT융복합분야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벤처신화를 일구고 있다. 사진은 지능형로봇 연구의 메카인 포항지능로봇연구소의 연구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