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엔젤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을 골자로 한 정부의 `엔젤투자 확대 정책`이 기존 엔젤투자자 입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엔젤투자 활성화가 시급한 만큼 엔젤투자에 대해 손실보전 등 보다 전향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청은 지난달 `청년 기술 · 지식창업 지원대책`을 통해 엔젤펀드에 대한 모태펀드 출자지원과 엔젤투자금액 세제지원 등 두 가지 내용을 담은 엔젤투자 확대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 엔젤투자조합(펀드)에 모태펀드가 60%까지 지원하는 매칭사업의 경우 정부가 밝힌 대로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성공 벤처사업가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한 엔젤투자자는 “모태펀드의 지원을 받게 되면 정기적으로 보고를 해야 하는 등 별도의 관리인력이 필요하다”며 “많아야 2~3억원을 투자하는 엔젤투자자에게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성공 벤처사업가가 어느 정도 관심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 제도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성공벤처 CEO가 만든 펀드에 함께 들어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젤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해 다른 벤처기업에 재투자할 때 양도세를 과세 이연하기로 한 정책 역시 회수를 전제로 하는 만큼 실효성이 적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중기청은 추가로 벤처기업 등 투자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효과에 대한 검증을 요구해 현재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며 “12월 초에 결과가 나오면 기재부와 협의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엔젤투자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방안은 미국 18개주를 포함, 영국 등에서 시행 중이다.

엔젤투자자들은 이와 별도로 벤처캐피털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을 엔젤투자자에게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투자연계형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을 대상으로 벤처캐피털과 함께 엔젤투자자가 참여하는 방안을 꼽았다. 이와 함께 국내에 엔젤투자자가 거의 소멸돼 가는 만큼 투자손실에 대해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특단의 정책 요구도 제안했다.

한 엔젤투자자는 “벤처기업 중에 정부 R&D사업만 수주해 연명하는 곳이 많은데, 성공 시 20% 보수만 내고 실패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라며 “엔젤투자자들은 기술개발에서 마케팅 등 영업 전반을 내다보고 초기 벤처에 투자하는 만큼 더 효과가 크다”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