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8일 KT가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시작된 `대한민국발 스마트폰 쇼크`는 점점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아이폰이라는 모바일 기기에서 시작된 변화는 산업과 경제, 정치, 문화 등 우리 사회 모든 부문에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강한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모바일 혁명은 모바일 관련 기술과 서비스의 급속 발달, 대중화로 인해 지식과 정보의 유통 구조에 일대 변화를 일으킨다. 또 이 과정에서 부의 생산과 유통, 분배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모바일 혁명`의 저자 공병호 박사는 이 같은 현상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 줄 변화로 △정보와 지식의 유통 및 인간관계와 소통 방식의 탈바꿈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플랫폼의 지배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 △쉽게 뜨고 쉽게 지는 현상 격화 △디지털 불평등의 심화 등을 꼽았다.
실제로 미 MIT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사람의 목소리를 분석, 심리상태를 파악해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영국 자동차 보험회사인 노르위치 유니온은 보험가입자의 주행거리와 운전습관을 GPS가 내장된 가입 고객의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내 그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한다.
스마트폰 내 모션센서가 사용자의 걸음걸이를 분석, 이용자의 행동패턴을 포착해 파킨슨병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기도 한다.
`자유 그리고 미래, 편리`
지난 6월 전자신문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 주관해 `기업들에 유용한 스마트폰 비즈니스 활용 전략`을 주제로 열린 `G밸리 발전포럼`에 연사로 나온 전종훈 ETRI 연구원은 `우리가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24시간 우리 곁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우리는 스마트폰에 많은 것을 원하고 또 의지한다”며 “따라서 내가, 또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의 미래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IT 컨버전스가 `중속`으로 이루어졌다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네트워크 등의 발달로 `광속` 수준의 `메가 컨버전스`가 진행돼 생활 패턴은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지만, 둔감한 기업은 잊혀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4월 모건스텐리가 내놓은 `모바일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오는 2014년 초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의 비중이 데스크톱 PC를 통한 인터넷 사용자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혁명적인 변화다. 당장 PC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각종 업무 패턴이 바뀐다. 우리네 생활상에 빙하기 이후 최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변화의 가장 큰 일성이 `스마트워크`다. 스마트워크는 스마트폰 등 유무선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워크는 크게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동 근무 △자택 인근 원격사무실에 출근해 일하는 스마트워크센터 근무로 나뉜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무원의 스마트워크 근무율을 오는 2015년까지 30%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KT가 국내 최초로 성남시 분당 사옥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개관해 스마트워크제의 본격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삼성SDS는 조만간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도 최근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 모바일 오피스 도입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저출산율과 낮은 노동 생산성을 스마트워크로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출퇴근 시간마다 겪는 만성 교통체증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보다는 집에서, 직장 동료보다는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일상의 풍속도 역시 크게 바뀔 전망이다.
모바일 혁명이 가져온 또 하나의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증강 현실(AR:Augmented Reality)`이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공간에, 가상의 데이터를 추가해 현실을 확장시키는 이 기술은 이미 건물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면 유적에 대한 설명이 나오거나, 가까운 맛집이나 커피집을 표시한다. 또한 앞에 보이는 건물이 얼마에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 매물인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실제 사용되고 있다.
증강현실 기술로 인해 지식의 입출력방식이 바뀌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은 증강현실 기술의 확산 외에도 PC에서는 불가능했던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휴대폰은 사람들이 24시간 들고 다니는 유일한 기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능한 모든 작업을 휴대폰 하나로 해결하고자 할 것”이라며 “과거의 휴대폰은 음성통화나 SMS를 보내는 기능이면 충분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스마트폰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무엇보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24시간 네트워크에 접속시켜주는 중개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혔다.
ICT(Information&Communications Technology)라는 개념이 새롭지는 않지만 올해는 우리의 소비 의사결정과 일상생활에서 많은 영향을 끼칠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하고 있다.
IT와 통신의 융합이 어느 때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새롭게 응용되고 있다. ICT의 발달을 통해 기업들은 국경 간 업무 협력, 비용절감 및 편리한 아웃소싱 등이 가능해졌고 개인은 스마트폰 · 넷북 · e북 · 태블릿PC 등 수많은 전자기기를 통해 정보의 즉시성(anytime anywhere)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 기존에 구분이 명확한 제품끼리의 비교가 가능했다면 이제는 여러 방식의 유사 플랫폼을 함께 비교해 봐야 한다. 그동안 휴대폰 · 디카 · 전자사전 · MP3플레이어 · PMP · 넷북 등 여러 기기들이 존재했다면 앞으로는 융합(Convergence)과 휴대성(Mobile)에 초점을 맞춰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PC와 인터넷을 통해 음악 · 영화 ·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면 이젠 이 모든 것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기기만이 선택될 것이다.
애플 엡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 1위 앱은 `페이스북`이다. 상위 랭크 앱에는 소셜네트워킹 (SSN) 관련 앱들이 상위권을 독식하며 소셜네트워킹 기능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페이스북 · 트위터 · 마이스페이스 · 링크드인(LinkedIn) 등 방문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이티 지진 참사를 위한 모금 캠페인 선두에는 트위터 · 페이스북 같은 SSN을 통한 `메시지 모금`이 큰 역할을 할 만큼 이제 소비자는 이동의 편리성(mobile)과 정보 · 뉴스 · 사진 · 음성 등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모셜시대(Motial age)`가 도래했다.
황성택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소비의 기대치가 낮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결국 기업들은 고객에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가져다주기 위해 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한 모바일 혁명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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