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우려속 채권형펀드 `인기몰이`

지난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춤했던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최근 다시 거세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에는 이달 들어 지난 27일 현재까지 9천215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채권형 펀드로 무려 3조7천91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 모두 10조3천424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셈이다.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서 채권 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호한 경기회복세를 타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시중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최근 들어 오히려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돈이 무더기로 몰려드는 추세다.

이처럼 최근 들어 금리 하락폭이 확대되는 이유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된 데다 국내 기관들도 매수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기조에다 최근 들어 크게 확대되기 시작한 더블딥 우려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기성장세를 보인 국내 채권시장의 매력이 부각돼 외국인들이 연일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이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기준금리 인상의 폭과 시기를 점진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돼 채권형 펀드의 인기는 적어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기간은 중장기가 아닌 단기로 잡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가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인 데다 하반기 경기지표의 상승전환을 계기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지표물 금리는 200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며, 이르면 3분기 내에 주요 경기지표의 상승전환을 계기로 국내 경기의 상대적인 견조함이 다시 부각될 경우 채권자산의 매력이 희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금리의 하향안정 추세에 맞춰 당분간은 채권형 펀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지만, 주요 매크로 지표의 변화에 관심을 두면서 언제든 탄력적인 비중조절을 할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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