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오피스` 해보니…

시간과 장소에 제한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 체제가 기업 단위의 스마트폰 보급과 맞물려 속속 도입되면서 이에 따른 장단점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회사일을 바로 처리할 수 있어 업무효율이 높아지지만 통상 개인적인 시간인 주말이나 퇴근 뒤, 심야까지 업무가 연장되는 폐단이 동시에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계열사인 SK텔레콤이 5월부터 `T 오피스`라는 모바일 오피스 체제를 도입한 결과 업무 효율성이 5∼10% 향상됐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SK그룹은 평균 10시간 걸리던 SK텔레콤의 전자결재 승인시간이 1시간 빨라졌고 공지사항의 조회 수가 증가하는 속도가 도입전보다 5% 정도 빨라진 것을 근거로 들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임직원이 자기 책상에 붙어 있지 않아도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 구축 뒤 스마트폰으로 전자결재나 사내 게시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한 달간 SK텔레콤의 모바일 오피스 상세 접속기록을 보면 주말과 업무외 시간 접속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12일∼8월15일까지 모바일 오피스에 접속한 임직원의 누적 합계는 토요일이 1만6천828명, 일요일이 1만4천164명이었다.

이는 3만7천명 안팎인 평일의 절반 이하지만 1만8천여명인 월요일과 맞먹었다.

SK그룹 관계자는 "금요일까지 업무를 마치지 못했거나 출장을 다녀온 뒤 토요일 오전에 집에서 모바일 오피스에 접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요일은 다음주 업무를 준비하면서 중요한 이메일이나 결재는 없는지 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평일의 경우 모바일 오피스에 접속한 임직원수와 이들이 열어본 페이지수를 합한 110만533건 가운데 일과시간 외인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 전까지의 합은 48만1천88건으로 43.7%였다.

심야시간대라고 할 수 있는 밤 10시∼자정까지 합계도 8만540건(7.3%)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은 전 임직원에게 지급된 스마트폰으로 송수신한 이메일은 7월 한 달 49만여건으로 이중 업무시간 외나 휴일의 비중은 21만여건으로 43% 정도라고 밝혔다.

업무상 급한 이메일이나 결재를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바로 처리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업무시간이 휴일, 업무시간 외까지 연장된 셈이다.

SK그룹은 "평일엔 오후 5∼7시 사이에 사용량이 많았는데 외근을 하는 직원이 사무실에 복귀하거나 현장 퇴근을 하면서 모바일 오피스를 많이 쓴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오피스의 기능 가운데 사내 이메일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임직원 검색, 사내게시판, 결재ㆍ승인 순으로 이용 빈도가 높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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