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품소재 수출이 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수출 규모 1095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도 372억달러로 반기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다. 전체 산업 흑자 190억달러의 두 배를 기록, 전 산업 무역흑자를 이끌었다. 특히 자동차와 IT기기 관련 부품 수출이 증가하며,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배 늘었다. 반면에 대일 무역수지는 LCD 유리원판과 열연강판 등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제품 수입이 증가해 1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부품소재산업의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지방 부품소재 관련 강소기업들을 정리해본다.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다. 지난 2001년 정부의 제1차 부품소재산업 발전 기본계획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 대비 생산과 고용, 수출이 모두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월, 오는 2012년까지 부품소재 분야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1조5000억원을 투입, 세계 시장 점유율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특화된 글로벌 공급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지방이 융·복합 부품소재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벤처 부품소재기업이 각 지역에 특화된 분야에서 융 · 복합 기술을 접목해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전 · 충청권의 무선통신, 대경권의 디스플레이 및 메카트로닉스, 호남권의 광산업 및 LED, 동남권의 기계 등 지역별로 특화된 각 산업 분야에 부품소재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 IT 융합을 통한 기계 부품소재산업 고도화=부산과 울산, 경남(동남권)은 기업 수, 생산액, 종사자 수 등에서 우리나라 기계 부품소재산업의 30% 이상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부품소재산업에서 동남권의 과제는 공통적으로 `IT 융합을 통한 기계 부품소재산업의 고도화`로 요약할 수 있다. 단적으로 지난해 출발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에서 동남권은 타 지자체와 비교될 정도로 4개 세부 프로젝트 중 2개를 기계 부품소재에 할애했다.
지역 내 산업 및 기업 지원기관의 역할 또한 대부분이 부품소재 고도화와 IT 접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기계부품소재기술지원센터는 KOLAS 인증을 포함해 일반시험, 검사, 시제품 제작 등 센터 보유장비를 적극 활용한 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으며, 나노부품생산센터는 지역 부품소재기업에 미세가공기술(멤스)을 접목해 신제품 · 신기술 개발과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대전은 무선통신 부품소재 약진=대전은 부품소재산업 분야 중 무선통신 부품 및 모듈 관련 분야가 크게 활성화돼 있다. IMF를 전후해 벤처창업이 붐을 이뤘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연구원 창업이 잇따르며 이 분야의 업체 수가 크게 늘었다.
대전테크노파크 고주파부품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전지역에는 모두 102개의 무선통신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654억원 규모로 전년(3006억원)보다 21.5%나 증가했다. 수출액 역시 지난 2008년 1억6688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억9442만달러로 16.5%나 늘었다. 고용인원 수도 같은 기간 2274명에서 2435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편광의 고주파부품센터장은 대전지역 내 무선통신 부품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의 일환으로 무선컨버전스 기기 분야를 특화해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과 IT기기의 근간인 메카트로닉스의 중심, 대구=대구지역 핵심 산업인 메카트로닉스는 로봇은 물론이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IT기기의 근간이 되는 분야다.
지역에는 현재 2000개에 육박하는 관련 분야 부품소재기업이 활동하고 있지만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 따르면 지역의 메카트로닉스 분야 기업 중 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은 8% 수준으로 적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융·복합 R&D를 통해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대구에 설립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역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스마트폰 열기도 대구경북의 모바일 관련 IT기기 부품소재기업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 광통신 부품 및 LED 활발=광주에서는 광통신 부품 및 발광다이오드(LED) 등 광산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조60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광주지역 광산업은 올해는 30% 이상의 성장으로 매출 규모가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체 수도 346개 업체에서 370개 업체로 증가하고, 고용도 지난해보다 500명가량 늘어난 7300명에 달할 것으로 진흥회는 예상하고 있다.
광주 광산업이 지난 10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것은 세계 각국의 댁내광가입자망(FTTH) 구축사업의 활성화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과 맞물린 공공기관의 LED 조명기기 교체사업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출액 50억∼100억원대의 중견기업이 2008년 19개사에서 지난해 31개사로 늘었고, 100억원 이상 기업도 18개사에서 20개사로 두 곳 증가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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