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 가동률이 근 10년만에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주력인 300㎜ 웨이퍼 공정과 80나노이하 CMOS 공정 라인, 일부 파운드리 라인의 경우 거의 100% 수준에 근접했다. `풀 가동` 상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연말께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9일 반도체산업생산능력통계조사기구(SICA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라인의 가동율은 95.6%로 전분기 대비 3.4%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체 분기 가동률이 95%를 넘기는 지난 2004년 2분기 이후 처음이며, 지난 2000년 3분기 96.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처럼 가동률이 치솟고 있는 것은 지난 2분기 반도체 수요의 급격한 회복세를 설비 증설 속도가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전체 가동율이 96%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컨설팅 업체인 세미컨덕터인텔리전스는 “연말까지 반도체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4분기면 96%대의 가동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빠른 오는 3분기 96%대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에는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크리스토퍼 댄리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전체 반도체 수요량의 약 65% 정도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수요 침체의 신호가 보이는 등 경기 하락세를 감지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반도체 수요량의 40%에 육박하는 PC 시장과 약 25%에 달하는 통신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지난 2분기 기대이하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점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또 최근 대만의 PC 업체들이 급격한 주문량 감소를 겪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오는 3분기 각각 2%의 설비 증설과 웨이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체 반도체 가동률이 96%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4분기 들면 재고 조정의 여파로 가동률은 9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도 설비 증설 규모는 전분기 대비 2% 상승하겠지만, 수요량이 5%나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현재 공장 가동률과 반도체 재고량이 한 분기를 차이로 지난 2004년 당시와 유사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04년의 경우 1분기 반도체 재고량이, 2분기에는 공장 가동률이 각각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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