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최초로 상용화하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품목인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산업계가 후발주자인 중국 · 대만의 거센 추격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15일 아이디스 · 윈포넷 · ITX시큐리티 · 나다텔 등 DVR 전문기업들은 중화권 후발주자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성장세가 주춤,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DVR 기업들이 2000년 초반부터 DVR를 상용화하고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했지만, 이후 중국과 대만 등 후발주자들이 저가제품을 쏟아내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DVR 업계 대표 주자인 기업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아이디스는 3.5%, 윈포넷은 13% 각각 줄었다. ITX 시큐리티는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DVR 업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DVR 수익률 하락 보다 더 큰 문제는 세계 영상보안시장에서 DVR의 수요가 줄어들어 성장세가 주춤한다는 점이다. 1세대 DVR기업인 아이디스의 경우 창립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다 지난 2008년 연간매출 81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DVR는 여러 채널의 영상저장이 가능하고 아날로그 비디오카세트레코더(VCR)보다 훨씬 저렴해 디지털 환경의 확산과 맞물려 시장수요가 급증했었다. 하지만 최근 화질이 뛰어나고 인터넷프로토콜로 전송 및 저장이 가능한 IP카메라를 비롯한 네트워크 제품으로 영상보안기기의 중심축이 이동, DVR 수요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김승범 나다텔 사장은 “각 업체별로 수익률에는 차이가 있지만 중국 및 대만산 저가제품 때문에 거의 원가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김현철 윈포넷 상무도 “제품이 보편화되면서 시장이 기술력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으로 치달아 DVR 제품 수익률이 떨어지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DVR로 세계시장을 평정했던 국내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앞다퉈 IP카메라와 네트워크영상저장장치(NVR) 등 네트워크 솔루션을 내놓으며 새롭게 변화하는 영상보안시장에 대비하고 나섰다.
아이디스 · 윈포넷 · ITX시큐리티 · 나다텔 등의 업체들은 200만화소급 IP카메라를 출시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통합영상보안솔루션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DVR전문기업에서 한 단계 나아가 영상보안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철 윈포넷 상무는 “IP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시장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네트워크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IP카메라 신제품과 솔루션 판매를 늘려 떨어지는 DVR수익률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열 ITX시큐리티 대표는 “DVR 신제품은 올 하반기에 내놓을 제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면서 “IP카메라와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통합보안솔루션 공급자로 성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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