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 `찻잔속의 태풍` 될까

종이책을 대체하는 유력한 첨단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자책 산업이 콘텐츠 부족과 비싼 단말기 가격, 태블릿PC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관망 분위기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아이리버, 인터파크, 네오럭스, 북큐브 등 전자잉크 기반 단말기를 출시한 업체들의 올해 단말기 판매량은 애초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큐브의 경우 지난 2월 출시 이후 최근까지 약 5천대를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누트 시리즈를 낸 네오럭스의 올해 전체 판매량도 1만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는 이들 기업의 실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올해 전체 전자잉크 단말기 판매량이 5만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자잉크 단말기 기반의 전자책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여전히 대부분 30만원대 이상인 높은 단말기 가격과 사용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콘텐츠 수급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내달 이후로 관측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 등 태블릿PC 출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전자잉크 단말기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조성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국내에 비해 미국의 전자책 업체들은 아이패드 출시 이후에도 전자잉크 단말기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으로 맞서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비해 국내 전자잉크 단말기 시장의 조기 위축은 전체 전자책 시장의 발전을 위해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진단들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전자잉크 단말기의 해외 판매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조기에 사업을 접으려 한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 전반은 해외의 전자잉크 단말기 가격 인하에 맞춰 국내 단말기도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적 사업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상원 아이리버 마케팅팀 부장은 "아이리버 단말기인 스토리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등 순조로운 판매량 증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자책 콘텐츠를 양적 질적으로 강화하려는 업계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시장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럭스 관계자는 "태블릿과의 경쟁 구도에서 단말기 가격 인하 요인이 있는 만큼 사용자들의 기대 수준에 맞는 가격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가독성을 감안할 때 전자잉크 단말기는 충분히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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