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트리트뷰에 뚫려…와이파이 보안 도마위에

구글코리아가 `스트리트뷰` 차량을 통해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10일 압수수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와이파이(Wi-Fi) 보안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스트리트뷰는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상에서 일정 지점을 클릭하면 그 지점의 생생한 거리 사진을 보여주는 서비스.

구글 차량이 돌아다니며 와이파이 수신 장치가 부착된 카메라로 거리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때 무선랜공유기(AP)에 흐르는 개인정보를 함께 수집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무선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존 구축이 주목받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망에서 각종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 역시 이런 염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500만여 개 AP 중 사설 AP 비중이 58%(288만개)에 달한다. 또 사설 AP 상당수가 보안을 위해 최소한의 비밀번호도 설정하지 않아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계근 롯데정보통신 보안컨설팅팀장은 "해커가 보안이 취약한 AP에 접근해 개인 이메일 내용과 비밀번호 등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곳곳에 깔린 사설 AP가 정보 유출의 지뢰밭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구글이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망에서 개인 이메일 내용을 수집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이 국내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스트리트뷰 차량을 운행하고 있어 문제가 됐다.

한편 구글의 개인 통신정보 수집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1일 "어제 압수한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데만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확보한 하드디스크를 분석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개인 간 통신 내역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디스크 1개당 용량이 750기가바이트나 되기 때문에 시간이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은 혐의가 드러나면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gjack / 홍장원 기자 @xxx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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