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범현대가의 현대중공업, SK그룹이 에너지 시장에서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11년만에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되찾으면서 에너지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로 다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국내 1위 정유사이자 그룹 주력회사인 SK에너지와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점유율 1위의 SK가스를 앞세워 국내 에너지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로 군림해왔다.
SK에너지는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하는 기존 석유정제 사업은 물론 중대형 2차 전지 사업과 해외 자원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50% 지분을 보유한 삼성토탈은 5월 단일 LPG 저장시설로는 가장 큰 규모의 탱크를 대산공장에 완공하고 중동에서 LPG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수입량은 연간 100만t으로 국내 전체 LPG 수요량의 9% 정도에 불과해 아직 소량이지만 산업용은 물론 차량용 LPG까지 판매하면서 발걸음을 재촉중이다.
지난달 말엔 자체 생산한 항공유 3만t을 싱가포르 국제시장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곧 고급 휘발유도 연간 10만t 안팎 물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회사인 삼성토탈은 올해 에너지 설비투자에 1천6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부문 매출을 2015년까지 30%로 끌어올려 석유화학과 에너지 사업을 두 축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아랍자본이 운용하는 외국계 기업에서 현대중공업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현대오일뱅크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등 `현대가`(家)의 측면 지원을 받는다면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경질유 소매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점유율 2위인 GS칼텍스와 10%포인트가 넘는 격차가 있어 순위를 당장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현대가의 회사와 연계해 할인혜택, 마일리지 제도 등을 대폭 개편한다면 의미있는 선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에너지가 지분을 확보하면서 산업용 제품에서 이득을 본 에쓰오일의 사례처럼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와 현대오일뱅크의 사업 관계가 더 밀착되면 기존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일 "이들 3개 대기업은 작게는 LPG 시장에서, 넓게 보면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구도가 더 확연해 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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