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이르면 2012년 10나노급 플래시, 20나노급 D램 등 차세대 메모리의 양산에 들어간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 하이닉스는 전 세계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연구용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 최대의 노광기 업체인 네덜란드 ASML에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당 1000억원을 호가하는 EUV 노광장비는 현재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인 20나노급을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설비여서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도 미세공정 기술에서는 타 기업들과의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은 현재 두 회사로부터 주문받은 EUV 장비를 제작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각각 납품할 예정이다. 두 회사에 이어 대만의 TSMC도 장비를 발주했으며 이 장비는 삼성전자 · 하이닉스 납품 이후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 마이크론은 장비를 발주했다가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UV 노광장비는 파장이 매우 짧은 자외선을 이용해 실리콘 기판에 더욱 미세한 회로 이미지를 새기는 설비다. 이전 노광장비에서는 193㎚의 파장을 이용하지만 EUV는 13.5㎚의 극자외선을 이용, 더욱 미세하게 반도체 회로를 구현한다.
현재 일부 반도체 기업들은 `ArF 이머전` 노광과 이중패턴기술(DPT) 기술을 통해 20나노 플래시, 30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미세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생산은 현재 기술로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사는 연구용 EUV 노광장비를 가장 먼저 테스트하고 이르면 2012년부터는 양산라인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연구용 EUV 노광장비를 발주한 것은 미세공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라며 “경쟁 기업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차세대 메모리 생산에서도 앞서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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