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내비시장 진출에 中企 긴장

휴대폰에서만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SK텔레콤이 차량용 내비게이션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KT도 내비게이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중소기업 위주였던 내비게이션 시장이 대기업 간 대결 구도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초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7인치 크기 전용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이 내놓을 단말기는 기존 휴대폰 전용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옛 네이트 드라이브)을 확대 적용하고 휴대폰과 테더링(휴대폰을 무선 모뎀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연동해 각종 교통정보 등을 제공하는 통신형 서비스도 포함한다.

SK텔레콤은 7인치 크기 단말기를 출시해 기존 휴대폰 화면이 작아 불편을 호소했던 이용자들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또한 T맵 내비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 통화료를 2년 동안 무료로 제공하는 등 파격 혜택도 제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시장에 진출하면 상당한 파급력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선보일 제품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통신형 내비게이션으로, 방송망을 통해 교통 정보를 전달하는 티펙(TPEC)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안에 전국 1000여 SK주유소에 개방형 와이파이망을 설치해 주유 서비스 이용 도중 맵 정보 업데이트나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SK텔레콤 움직임에 KT도 뒤질세라 내비게이션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 1위인 중소기업 팅크웨어와 제휴해 역시 휴대전화 통신망인 W-CDMA(3G)망을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 `아이나비 TX`를 지난달 말 선보였다.

아이나비 TX는 휴대전화 통화 가능 지역이면 전용 웹브라우저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이메일, 검색, 웹서핑 등 각종 인터넷 기능을 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무선 인터넷과 함께 텔레매틱스 콘텐츠 `티콘(TCON)`도 제공한다. 티콘은 교통정보, CCTV 교통상황실, 유가정보, 날씨정보, 운세정보, 아이나비의 공지사항과 AS센터 정보를 담은 `아이나비 월드` 등의 콘텐츠로 구성된 서비스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하자 기존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해온 중소기업들이 입지 위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내비게이션 단말기업체 관계자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는 통신형 내비게이션 시장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KT 중심으로 시장구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내놓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단말기가 팅크웨어 등 특정 중소기업 업체들 특허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SK텔레콤 T맵이 팅크웨어가 보유한 특허 상당수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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