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비즈니스 프렌들리 해줬는데도…" 대기업 압박

이명박 대통령의 대기업 책임론에 이어 중소기업과의 상생적 생태계 조성을 청와대 참모들과 국무위원 등에 지시하면서 대기업들은 바짝 긴장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규제 없이 길만 열어주면 기업이 직접 뛰어야하는데 뛰지 않고 있다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녹색성장보고대회에 앞선 관계자 회의에서 “대기업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정부가 직접 돕는 것이 아니라 규제 없이 길만 열어주면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정책을 갖고 도와야 한다. 대기업은 국제시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삼성과 LG 등 특정 기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중견·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한 다각도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했다.

청와대 경제라인 한 핵심 참모도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약속한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및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너무 세세한 정책까지 직접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친서민 중도실용을 기치로 내세우고 보금자리주택·미소금융·든든학자금 등 일련의 정책을 추진했으나 실효가 떨어지면서 그 책임을 대기업에 떠민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시장은 고삐를 물려 타고 가야지, 직접 개입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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