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000억클럽 `제2신화` 쓴다]<2> 코원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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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세계 최초 올인원(All-in-One) MP3플레이어 출시, 2004년 SKT ‘멜론’ 서비스 지원 MP3플레이어 출시, 2006년 세계 최초 0.85인치 HDD 탑재 MP3플레이어 출시, 2009년 국내 최초 HD급 영상 재생 PMP 출시.

코원시스템(대표 박남규)이 지금껏 써내려온 역사의 일부분이다. 유독 부침이 심한 IT단말기 제조 업계에서 코원은 줄곧 선두권을 유지해왔다. 매출 역시 매년 흑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탄탄하다.

박남규 사장(45)은 코원을 조그만 벤처업체에서 매출 ‘1000억클럽’으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로 ‘이해’와 ‘판단’을 꼽았다. 그는 “경영이란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직원·고객·시장·외부 환경 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할 때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곁에서 박 사장을 지켜본 이들도 그의 특유한 세심함과 꼼꼼함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대표적인 예가 그에게 붙은 ‘황금 귀’라는 별명. 그는 동일 브랜드 이어폰도 어느 공장에서 만들었는지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한 귀를 지녔다. 지금도 박 사장은 직접 제품 출시 전 최종 음질 테스트에 참여해 세심한 확인을 거친다. 이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음질을 선사하겠다는 다짐의 일환이다.

2006년 출시된 ‘D2’ 역시 박 사장의 철학을 담은 대표적인 제품이다. MP3플레이어를 넘어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코원은 펌웨어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왔다. D2 사용자는 결국 전자사전·노트패드·공학용 계산기·플래시 등의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에 D2는 ‘명기’로 불리며 4년 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시의적절한 판단은 세계 최초 올인원 MP3플레이어인 ‘iAUDIO CW200’ 개발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원은 원래 소프트웨어(SW)를 제작하는 ‘거원시스템’이란 벤처기업이었다. 음악파일 재생 프로그램인 ‘제트 오디오’가 대박을 거두면서 유명세를 탔고 이 SW는 아프리카·중동까지 팔려나가면서 “북한을 제외하고 지구상에 제트오디오가 없는 곳은 없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후 불법 SW 등장으로 판매량이 줄자 박 사장은 2000년 과감히 MP3플레이어 생산으로 진로를 바꿨다. 당시 코원은 SW 분야에서는 유명했지만 MP3플레이어 시장에서는 여러 업체 중 하나에 불과했다.

박 사장은 6개월간 직원들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모두 동원해 철저한 시장 분석에 착수했다. 이후 선택은 올인원 MP3플레이어. MP3 파일 재생, FM라디오 청취, 보이스레코더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기능을 목에 걸 정도의 크기에 담자는 것이다.

세 가지 기능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부품 수는 400여개. 최소한 150개 이하로 줄여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 코원은 회로판을 반으로 잘라 2층으로 배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미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과 IT 전문평가단 CNET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 디바이스 산업의 미래에 대해 “품질·서비스·속도의 미세한 차이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코원은 ‘최초’라는 타이틀에 몰두하기 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아 고객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태양광·전자책 등 신사업 역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비자와 업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박남규 사장은 “1000억원 매출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순이익 증대로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코원시스템 기업 현황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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